시작을 알리는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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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8 17:30조회 43댓글 0해온
구원은 때때로 새로운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행복을 가득 감싸줄 것만 같았던 두 글자의 단어는 그 반대의 결말을 이끌어 나가기도 했으며, 그 삶은 곧 나를 뜻했다.

그 시초에는 행복하다는 순간만이 내 기억을 움켜쥐었다.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이 소망을 외쳤다. 그 순간은 다정한 봄 같았다. 약하게 흔들리던 바람에 몸을 맡겨도 좋을 나날들과 무엇이 달랐을까. 나는 이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을 터였다.

그렇지만 이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끝나지 않을 행복, 그것을 참으로도 바래왔는데.

- 여기까지인 것 같아.

그 짧은 한마디가 나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그 나락은 깊었고, 어두웠다. 나를 생각에 잠기도록 만들었다.

바란 행복, 그 끝에 잇따른 절망.

이게 내 결말인가? 나는 곧 끝나게 되려나. 그 생각을 수도없이 반복하고 고뇌했다. 차라리 꿈이었더라면. 환상에 젖은 기억이었다면. 이것이 악몽이기를, 그 악몽에서 깨어날 수 있기를. 더 이상 이룰수도 없는 그 감정에 집착하게 되었다.

- 응, 여기 애가 있더라고.

나를 바라보며 누군가와 전화가 연결된 듯 중얼거리던 한 남자. 그 남자는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던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 그래, 네가 걔 맞지?

그 남자는 내게 다가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리고, 그 남자가 나를 향해 작은 미소를 지었을 때.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

* 누군가의 부계 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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