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내 눈앞에 이상한 실들이 보이기 시작한건. 아마, 태어났을 때 부터. 혹은... 그 애를 만나고 부터. 둘 중 하나. 아니, 어쩌면 이건 정해진 운명일지도 모른다. 흔히 말해 필연이라고들 하지. 필연적인 만남. 그게 너와 나의 만남을 정의할 수 있는 말.
너와 나, 서채록과 하지오의 필연적인 만남. 그렇다면 그 만남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지? 아, 그래. 내가 아프고 나서부터구나. 그 때부터, 의문의 실들이 보이기 시작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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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오-!!"
"네엡, 기다렸습죠- 채록님."
"으, 낯간지럽게 아침부터 왜이래."
오늘은 채록과 지오의 첫 고등학교 생활이 시작되는 날. 앞으로 무슨 날들이 이어질지 예상조차 하지 못한채 코끝을 스치는 머리카락을 가볍게 정리하고는 채록은 지오가 끌고 온 자전거에 가볍게 앉았다. 채록이 지오의 등을 보고 처음으로 '너도 컸구나.' 하고 생각했던 그 날. 채록이 처음으로 지오에게 기대어 등교를 했던 그 날. 아직 벚꽃이 피지도 않았고 꽃샘추위탓에 은근히 시려운 날씨였으나 지오의 마음 속 벚꽃나무의 벚꽃들은 만개했다.
"날씨 좋다! 이야- 하지오! 너도 저기 좀 봐봐!"
"ㅇ, 어. 어어! 어, 예쁘,... 예쁘네."
빙그레 웃으며 말하는 지오의 시선의 끝에는 채록이 있었다. 그리고 채록의 시선에 끝엔 아직 다 피지 않은 개나리들이 있었다.
"하지오, 어디 봐- 저거 봐보라니까, 개나리 너무 예쁘지 않아? 여기 벚꽃 명소잖아. 딱 피면 너무 예쁘겠다...!"
"그 때 사진 찍으러 같이 와줄게. 이런 기회 흔치 않다 서채록~?"
다양한 실들을 마주하게 될 오늘. 채록은 그쯤은 각오하고 있었다. 사랑을 뜻하는 붉은 실과 증오를 뜻하는 푸른 실. 그러나 누가 알았을까? 채록이 보라색 실을 보게 될거라는 걸. 그리고 그 실이 채록과 자신의 소꿉친구, 지오의 약지 손가락에 묶여있을거란걸.
* To Be Continue *
깅비누으ㅣ 한마디 : 부족한 필력이지만 열심히 쥐어짰음다. 하 프롤로그니까 많이 부족해도 좀만 봐주세오ㅠㅠ! 응원... 맞으시겠조 암튼 응원해주신 윤쩡님 감사합니다아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