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한 모금 들이켰어요.
첫 입은 차가웠어요. 너무도 외롭고 아프더군요. 매섭게 부는 바람과 다 떨어져 버린 나뭇잎이 내 마음을 차갑게 만들었어요. 정말이지, 매정한 계절이에요. 얼른 겨울이 지나갔으면 해요.
두 입째는 그리 시렵지만은 않았어요. 어여쁜 눈이 내렸거든요.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눈을 구경했어요. 아이들의 신난 웃음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어요. 그 모습이 따뜻해서, 나는 그만 녹아버렸네요. 슬슬 다음에는 어떤 맛이 날지 기대되기 시작했어요.
세 입째는 겨울을 즐기기 시작했어요. 두꺼운 잠바를 입고 찬 공기를 만끽하니, 향수가 느껴졌어요. 코끝이 깨질 것 같은 추위도 그저 좋았네요. 따뜻한 난로 앞에 앉아 따뜻함을 채웠어요. 나는 뭉클한 분위기에 취해, 겨울에게 푹 빠져버리고 말았어요.
네 입째는 겨울이 떠나가려 하고 있었어요. 목련이 피어날 준비를 마쳤네요. 찬 겨울 공기도 이제는 계절을 돌아 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요. 겨울과 봄이 만나 풍겨오는 향기가 기분 좋아요. 다음 겨울은 더 환하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다시 한 모금 들이키려 했을 때는...
새로운 계절이 들어와 있었어요.
시린 겨울의 끝은 분홍빛 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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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여름은 없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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