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창밖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내가 듣고 싶어 하는 소리만 들리지 않는 것인지도 몰랐다.
나는 천천히 커튼을 걷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창 너머, 마치 세상이 숨을 멈춘 듯 고요했다. 그 고요함 속에서 나는 또다시 너를 떠올린다.
"괜찮아, 나 여기 있어."
언젠가 네가 했던 말이, 귓가에 환청처럼 맴돈다. 그때 나는 그 말이 이렇게 오랫동안 나를 붙들게 될 줄 몰랐다.
그날 이후로, 나는 매일 같은 꿈을 꾼다.
꿈속에서 너는 항상 어둠 속에 서 있다. 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숨결은 들린다. 따뜻하고, 익숙하고, 아련하게 스쳐가는 숨결.
그리고 네가 나지막이 속삭인다.
"돌아서지 마."
나는 발걸음을 떼려다, 멈춘다. 그러나 눈을 뜨면 항상 같은 현실이다. 텅 빈 방, 차가운 시트, 메마른 공기. 너의 흔적은 어느새 모두 바람이 되었다.
"왜 떠났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면, 천장 너머 어딘가에서 금방이라도 네가 대답할 것 같지만… 침묵은 여전히 찢어질 듯 날카롭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너를 부른다. 아무도 듣지 않는 밤의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너를 기다린다.
그리고 믿는다. 언젠가, 정말 언젠가는—
너의 숨결이
다시,
내게 닿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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