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계절에 녹아든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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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3 23:21조회 60댓글 0Y
그때 너의 표정은 분명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고
확신한다.


겨울이라는 계절,
눈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얗게 덮여오는 계절에서
나의 계절 속에선
항상 네가 있었다.

바보같이 웃는 모습에,
친절한 네 모습에

나도 끌렸던 걸까.

서로에게 만족감을 느꼈고
서로를 의미있는 존재로 인식했다고 여겼다.

하나의 눈짓만을 주고받던 시절을 지나
이루어질 수 있었던 우리의 계절이
영원할 줄만 알았다.

겨울이 끝나갈 즈음
끝자락의 밤 속에서

너의 사이를 끝내자는 말 한마디로
겨울이래도 느껴진 서로의 온기에
느끼지 못했던 겨울의 차디찬 바람이
쌀쌀한 공기가
날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만 같았다.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혼란 속에 내 모든것이 잠기는 기분은
공허 속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안하다는 너의 작은 목소리에
궁금증은 내 몸 자체에 자리잡았지만
표현하는 말은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겨우 꺼낸 괜찮다는 내 말에
넌 숨길 수 없는 내 표정을 읽기라도 했는지
바보같은 그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내가 사랑하였던,
영원하길 바랬던,
그 웃음이 다른 의미로 다가올 줄은 몰랐지만
그래도 분위기를 풀고자 웃던 널 보니
나도 모르게 너와 다를 것 없는
입꼬리를 올려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서로의 온기로 채워냈던
추위 따위 두렵지 않았던
겨울이라는 계절을 떠나보내고

각자 다른 길을 걸으며
봄의 꽃을 맞이한다.

그래.
너는 나의 겨울이란 계절에 녹아든
학창시절 속 청춘이었다.

어쩌면 온기로 날 채워주었던
나의 작은 청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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