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01 ] 컬러리스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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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1 23:49조회 32댓글 16
어김없이 똑같은 하루였다. 그러나, 그날만큼은 조금 달랐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왔다. 문을 열자, 누군가가 몸을 떨고 있었다. 그 누군가는 그 누구도 아닌, 나의 엄마였다.
"... 엄마, 왜 울어..?"

내 물음에 답해주기라도 한 듯 내 휴대폰이 부르르 떨렸다. 메시지를 읽고 나는 그 자리애서 얼어붙었다.
"미연아, 얼른 와. ... 끼자."
엄마가 갈라진 목소리로 낮게 말했다.

이럴 수가.

몇 년 전부터 색깔이 사라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긴 했었다. 하지만 웬만한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들의 억지 추측이라며 무시하곤 했었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날 줄이야. 나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마음을 가까스로 진정시켰다. 평소에 화장할 땨 렌즈를 낀 적도 있어서, 렌즈를 끼는 것 저체는 힘들지 않았다. 이것이 내가 볼 마지막 색깔이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아릿하게 저려왔다.

툭.

모든 것이,
흑백으로 변했다. 그 이후의 삶은, 정말 지독하고도 고독했다. 색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려는 것 같았다. 맛있는 음식도 낫없어 보이고, 줄넘기나 책 읽기와 같은 내 취미들도 점차 사그라들었다.

*

그날도 흑백 필터 안에서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학교를 끝마친 날이었다. 시간도 많이 남았고, 집에 가봤자 할 것도 없었기에 그네를 잠시 타다가 가기로 했다.
끼익 끼익.
"낡아 빠졌네."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슥 튀어나왔다. 뭔가 색깔이 사라진 뒤로 짜증도 많아지고 부정적우로 생각하게 되는 느낌이다.

마치 내가 누군가에 조종당하는 것처럼.
끼익끼익거리는 그네를 조용히 타고있을 때, 인기척이 들렸다.
휙, 뒤돌아보니 처음 보는 여자아이가 서있었다.
"... 안녕, 넌 누구야?"
그 말을 한 건, 놀랍개도 나였다.

"나? 난 윤하연이라고 해. 일주일 전에 이사왔어. 너는?"
윤하연.

그러고보니 며칠 전부터 이사하는 소음이 들렸던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생각을 멈추고 그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난 유미연이야."
"우리 친구할래? 너랑은 정말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하연이 씁슬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너랑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좋아."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처음 하연을 본 순간부터 이상함을 느꼈던 것 같다. 뭐가 문제지? 다를 게 없어보이는데.
나는 그 아이의 눈에서 시선을 멈췄다.
그 애의 눈동자는 누구보다 반짝이는 옅은 갈색이었다.

*

"넌 왜, 눈동자가 갈색이야..?"
흑백 렌즈를 낀 사람들은 눈동자가 어두운 까만색으로 변한다. 마음을 들여다볼 틈조차도 안 주는 그런 어둠의 색. 거울을 바라보면 마치 헤어나올 수 없는 블랙홀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종종 렌즈에 부작용이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정부 측에서는, 렌즈에 첨가된 특수 물질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건 또 무슨 어처구니 없는 소리람. 아무튼 부작용이 있는 사람들의 눈동자는 비교적 밝은 검은색으로 변했다.

그러나, 갈색은 본 적이 없다.

정부에서 흑백 렌즈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은 찾아내서 벌금을 청구한다고 했는데. 왜 하연은 여기에 멀쩡한 얼굴로 서 있는걸까. 저 옅은 갈색 뒤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걸까.

"후..."

하연은 숨을 깊게 내쉬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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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께서 좋아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1편 데리고 와봤어요 :)
많이 부족하더라도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편에서 봐요 ♥

* 연겟이라고 느껴지신 분들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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