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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urious.quizby.me/URZ8…너는 나를 원망하고 있을까.
우리의 사이는 이미 사랑을 떠난지 오래였다. 더 이상의 사랑은 찾을 수 없었고, 우리의 중간에서 언어는 없었다. 텔레파시 같은 허상이라도 믿는 양 우리는 같은 길을 걷고 있었지만 그 끝에도 우리의 대화는 존재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미 목 매인 사랑이 우리를 떠나고 제 갈 길을 찾아 이미 먼 길을 가버린 것 같았다.
우리는 한숨을 쉬었고, 그 사이에 피어오른 감정 따위 없었다. 감각마저 잊은 듯 눈길조차 주지 않으며. 끊임없이 생겨나는 새로운 것에 신기하다는 이유만으로 눈길을 주었다. 사랑을 이유로 눈길을 주는 나는 없었고 너도 존재하지 않았고.
감정을 잊은 사랑이 무슨 소용일까. 그 고민 끝에 나는 대답을 내지 못하다가도 결정할 것 같다가도 다시 고민하고 있었다. 고민의 순회가 빙빙 돌아갔다. 그리고서 꽤 시간이 지나고서야 나는 답을 내렸다.
- 더 이상 잊은 사랑을 지속하는 건 의미 없잖아.
- 우리의 추억마저 져버리는 거야?
추억은 추억으로. 그 말을 내뱉지 못했다. 맞을지도, 그것이 옳을지도 모르겠다는 바보 같은 생각에.
- 짜증나, 짜증나.
짜증을 읊던 너는 더 이상 연락도 주지 않았다. 그것이 우리의 끝이었다. 완벽한 이별을 꿈꾼 것이 무색하게도 나는 이뤄내지 못하였다.
여름 밤의 이 공기가 차갑도록 시리던 건 아무래도 나를 향한 네 원망일까. 나는 그 원망을 삼켰다.
사랑 끝에 원망이라니, 비참한 운명이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