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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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8 22:02•조회 54•댓글 3•mnoe
있잖아요, 바다는 참 신기하게도 내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숨을 가져가고, 대신 당신의 향기가 담긴 바람을 돌려주곤 해요.

매일 밤 수평선 너머로 달빛이 고이면, 나는 그 빛을 기다란 실처럼 자아서 당신에게 전하지 못한 문장들을 가만히 깰아 매어 보곤 합니다. 바닷물 속에서 톡 터지는 숨방울마다 당신 이름 석 자가 맑은 물방울이 되어 올라와요. 그 작은 사랑들이 수면 위로 동동 떠올라 윤슬이 되기도 하죠.

만약 바다 깊은 곳에 죽음보다 아득하고 부드러운 잠이 기다리고 있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그 푸른 수면 아래로 기꺼이 내려갈지도 몰라요. 숨이 차오르는 순간조차 당신을 떠올리면 차가운 바닷물이 아닌 따스한 시럽 속에 몸을 담근 듯 온몸이 들뜨고 달콤해지거든요. 매일 밤 바다를 바라보며 뱉어내었던 그 사랑들이 차곡차곡 쌓여, 언젠가 나를 아주 어여쁜 지느러미를 가진 인어로 만들어 줄 것만 같습니다.

인어가 된 나는 파도의 결을 타고 당신이 거니는 해변으로 헤엄쳐 갈 거예요. 내가 뱉어낸 무수한 사랑의 말들이 닿았던 그 바닷물이 되어, 당신의 하얀 발목을 부드럽게 감싸고 간지럽히겠지요. 당신이 해변에 가만히 서서 바람을 맞을 때, 발 끝을 스치는 잔잔한 물결이 있다면 그건 내가 먼 바다에서부터 당신을 부둥켜안으려 달려온 마음이라 여겨주세요.

오뉴월의 싱그러운 낭만을 모조리 빼앗아 가버린 나의 사랑, 나의 바다여.

내가 바다보다 더 깊은 인어가 되어 당신에게 도착하는 날, 당신은 바다를 보며 사랑을 뱉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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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바다는
언제나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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