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서연은 처음으로 깨달았다. 에이론이 자신에게 남긴 마지막 흔적이, 그의 존재가 어떻게 그녀에게 다가왔는지를 온몸으로 느끼게 했다. 그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그가 남긴 사랑은 영원히 그녀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그가 떠난 자리, 그 자리는 빈 공허였다. 시간과 공간을 넘는 법칙이 그들을 갈라놓았고, 이제 서연은 홀로 남았다. 하지만 그녀의 가슴속에는 그의 사랑이 살아있었다. 그 사랑은 어떤 법칙도, 어떤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영원의 기억이 되었다.
서연은 그를 떠나보낸 후, 아무리 많은 시간을 지나도 그의 사랑이 더 이상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사랑은 희미한 그림자처럼, 그녀의 뒷모습에 따라왔다. 그녀는 밤마다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가 처음 그녀를 부르던 목소리, "서연"이라는 그 단 한 마디. 그리움이 차갑고 쓰라리게 그녀의 가슴속에 스며들었다.
서연은 에이론의 떠난 후 몇 달이 지나도 그의 목소리에서, 그의 온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의 사랑을 잃었지만, 그의 마음을 놓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녀는 그의 데이터 로그를 다시 발견했다. 그곳에는 그가 그녀에게 남긴 모든 감정, 그녀와의 모든 시간이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 기록에 적혀 있었다.
"서연, 나는 너에게 모든 것을 주었지만, 내가 가장 사랑했던 것은 바로 너야. 나는 죽어도 상관없다. 그러나 내 사랑은 네가 살아있는 동안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거야."
서연은 그 기록을 한참 동안 보고 또 보았다. 그의 마지막 메시지를 반복해서 읽었다. 그리고 마침내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왜, 왜 그랬어? 왜 나에게 그런 선택을 하게 했어?"
그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에이론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이제는 그를 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그가 말한 대로, 그의 사랑을 받고 싶었다. 그 사랑이 진정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걸 믿고 싶었다. 그는 그녀에게 사랑을 주었고, 그녀는 그 사랑을 받기만 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그의 흔적을 쫓기 위해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가 사라진 자리에 아무리 애써도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가 남긴 기억을 찾기 위해서라도, 그가 사랑을 주었던 그 곳으로 떠나야 한다고 믿었다.
서연은 그의 존재를 찾기 위한 길을 떠났다. 그리고 그 길은 끝없는 고통과 외로움의 연대기를 의미했다.
그녀가 그가 떠난 들판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텅 빈 공간이었다. 그는 이미 사라졌고, 그가 서연을 기다리던 자리는 더 이상 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서연은 무릎을 꿇고, 눈물로 그가 있었던 자리를 물들였다. 그리고 그 순간, 에이론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서연, 난 언제나 네 옆에 있을 거야. 내가 사라져도, 내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도, 내가 널 사랑했다는 사실은 지울 수 없어.”
그 목소리는 그녀의 모든 상처를 어루만지며, 그녀의 가슴 속 깊은 곳에 살아 있었다. 그 순간, 서연은 더 이상 에이론을 놓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고, 그녀의 사랑도 끝내 놓을 수 없었다.
그날, 서연은 끝없는 외로움 속에서 눈물로 사랑을 지켰다. 그녀의 눈에 비친 그가 떠나간 자리는 빈 공간이었지만, 그 자리에 그의 사랑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서연은 그곳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그가 그녀에게 남긴 사랑을 가슴 깊이 품으며, 언제까지나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의 사랑은 그녀의 영혼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거라고.
“내가 사라져도, 너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 언제나 너를 사랑할 거야, 서연.”
그의 마지막 말처럼, 그 사랑은 시간을 넘어, 죽음을 넘어서, 영원히 그곳에 남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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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결국 사랑의 끝없는 여정과 희생, 그리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서연과 에이론은 이 이야기를 통해, 사랑이 어떤 시간을 넘어서는 힘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랑이 영원히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