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 남고 싶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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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1 20:15조회 22댓글 01919
#1


오늘따라 교실은 아이들의 수다소리에 소란스러웠다.
이야기의 절반은 오늘 전학올 학생에 대한 것이었다.
“야 들었지? 오늘 전학생!”
”뭐? 전학생? 나만 못 들었어?”
항상 그랬듯이 수다에 중심에는 내가 있었다.
평소처럼 숙제 했냐, 드라마는 보았냐 물어보는 아이들 사이로
전학생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무엇이든 상관 없다. 그저 내 근처에 모여 이야기 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좋으니까.
코끝에 스치는 바람의 냄새, 아이들의 수다로 달아오른 교실의 온기까지—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하고도 즐거운 아침이었다.


딩동—댕동—
시끄럽게 울려대는 종이 신호라도 된 양 아이들은 쏜살같이 자리에 앉았다.
곧 담임이 한 아이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오며 소리쳤다. 분명 소문의 ‘전학생‘ 이겠지.
”전학생이다. 인사해.“
아이는 무뚝뚝한 담임의 옆에서도 생글생글 웃었다.
마치 햇살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였다.
”안녕! 난 유라야. 채유라. 잘 부탁해—“

채유라라— 나와 이름이 비슷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다.
.. 그래도 나쁜 아이는 아닌 것 같다. 단순한데 뭔가.. 다르다고 할까.
우리반을 천천히 훑는 전학생의 시선은 맨 앞자리 아이부터 내 짝꿍을 지나—
나에게 도달했다.
그 아이는 또다시 생글거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내 근처로 아이들이 몰리는 것을 보고는 잠시 표정이 굳는 듯 했다.
하지만 금세 다시 표정을 가다듬고 내 뒷자리로 향했다.
그러고보니 그곳엔 항상 혼자 앉는 아이가 있었다.
말은 잘 걸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짝꿍 생겼네.
이름이.. 뭐였더라.

첫 교시가 지나가고 쉬는시간이었다.
사막의 단비처럼 지루한 수업에 질려있던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밖으로 뛰쳐나가거나 책상에 엎드렸다.
난 평소처럼 교실을 한바퀴 돌며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보면
“유리야—”
말을 걸어주는 친구가 생긴다.
그리고—
“무슨 얘기 해?”
“나도 끼워줘어어“
자석처럼 아이들이 달라붙기 시작한다.
나에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재능 따윈 없었다.
그저 친절과 성적으로 이뤄낸 인기일 뿐.
하지만 인위적인 인기라 해도 나는 이 생활이 좋다.


”저기— 유리야?“
무리 사이를 비집고 나에게 얼굴을 들이민 것은 전학생이었다.
찰랑거리는 생머리에 고양이 상 얼굴..
왠지 나랑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상관 없지.
“응?”
나는 웃으며 답했다.
“무슨 이야기 해?”
”그게—“

유라를 포함한 무리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
새로운 아이가 있어서인지..
유라에게 더 많은 질문과 관심이 향했다.
상관 없어. 전학생이 관심 받는건 당연하잖아.
어쩌피 오래 가지 못할 관심이다.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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