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교무실'2탄>>'여름의 복도 끝에서'
설정2025-10-19 16:56•조회 40•댓글 0•8710
3학년 1반, 복도 끝 창가 자리. 하윤은 요즘 그 자리에 자주 앉는다.
교무실에 들어가던 봄날 이후, 그녀는 조금씩 변했다. 진로 희망서엔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적었고, 국어 선생님은 그녀에게 교내 문예대회 참가를 권했다.
하지만 여름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기말고사, 입시 설명회, 친구들의 불안한 눈빛. 하윤은 다시 길을 잃는 기분이었다.
그날도 복도 끝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었다. 햇살은 눈부셨지만, 마음은 흐렸다.
그때, 누군가 옆에 앉았다. “하윤아, 여기 있었네.”
담임 선생님이었다. 손에는 작은 종이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이거, 네가 쓴 글이야? 문예대회 예심 통과했대.”
하윤은 놀라서 종이를 받았다. 그 위엔 그녀가 쓴 짧은 수필이 인쇄되어 있었다. 제목은 ‘복도 끝 창가에서’.
“네 글, 누군가에게 큰 위로가 됐대. 그게 글을 쓰는 사람의 힘이야.”
하윤은 그 말을 들으며, 처음으로 여름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복도 끝 창가 자리에서, 그녀는 다시 길을 찾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