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여긴 어디지?

난 왜 여기서 걷고 있는 걸까?

내 얼굴은 왜 화장품으로 범벅이 되어있을까?

나조차도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시선은 온통 휴대폰 속의
SNS에 머물러있다.

무의식적으로 친구들의 DM, 피드를 확인하고 알림창에 들어가 누군가가 나를 팔로우했다는 알림이 왔는지 수시로 확인한다.

내 피드는 왜 온통 필터 낀 사진, 어떻게든 잘 사는 것 처럼 보이려고 찍은 사진들로 채워져있다.

누군가의 댓글 한 마디, 하트 하나에 내 기분은 때로는 희망, 때로는 절망을 오가며 매초마다 바뀐다.

세상은 다 빛나고, 화려하고, 눈부시다.

그 속의 난 점점 어두워지고, 밝아지려고 아무리 달리고 뛰고 애써도 점점 멀어진다.

절망스럽다. 나도 저 아이들 못지 않게, 유명한 인플루언서 못지 않게 예쁘고 행복하고 싶다.


나도 광고 속, 사진 속 저 아이들처럼
잘 살고 있어.

분명 그럴거야.

그럴거야...



어디선가, 누군가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현실을 자각해..."



— 깜빡




빛이 창문에서 흘러들어온다.

눈이 멀 정도로 부신 햇살이.

그건... 꿈이었나?

꿈이었나보다.

그래, 다 악몽이었을 뿐이야.





—

노래 듣다가 생각나서 그냥 대충 끄적였습니다.
다들 좋은 밤 보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