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7 22:36•조회 118•댓글 0•以虛
그 꽃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그것이 부탁처럼 느껴졌다.
물망초(勿忘草)—
잊지 말아 달라는, 말로 하지 못한 마음.
당신이 떠난 뒤로
나는 계절을 세는 법을 잃었다.
봄이 와도 설레지 않았고
여름은 지나치게 길었으며
가을은 유난히 조용했다.
겨울이 오면, 그제야 숨을 쉬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만
그리움은 솔직해질 수 있었으니까.
물망초는 작다.
눈을 크게 뜨지 않으면
쉽게 지나쳐 버릴 만큼.
마치 당신의 기억 속에 남은
나의 자리처럼.
그래도 그 꽃은
고개를 숙인 채 피어
묻는다.
정말로 잊어도 괜찮겠느냐고.
" 잊지마세요 "
이 말은 애원이 아니라
조용한 바람이다.
당신의 하루 어딘가에
아주 작은 파란 점으로라도
내가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
나를 사랑해 달라는 것도,
돌아와 달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름 없는 얼굴로
지워지지만은 않게,
당신의 기억 속에서
한 번쯤은 멈춰 서게 해 달라는 것.
오늘도 물망초는
말없이 피어 있다.
잊히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잊히더라도
그리움만은 진짜였다고
증명하듯이.
-
물망초 ( 勿忘草 )
다뉴브 강가에서 연인이 꽃을 꺾으려다 급류에 휩싸이며 "나를 잊지마세요" 라 남겼다는 전설이 남겨진다.
-
작성자 큐리 ⇣
https://蓮花.uzu.kr-
처음써봐서 아직 미숙해요
피드백은 둥근말투로 해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