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달리는 기차역_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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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8 16:00조회 42댓글 3시원
[ 10대의 고민_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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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몸으로 힘껏 밀어 마주한 숙직실의 광경은 말도 아니었다. 불이 꺼질 듯한 랜턴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손에는 캔커피를 쥔 채 멍하니 벽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동기가 초점을 잃어버린 눈으로 내가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 히익, 너 몰골이 왜 그러냐?
° 힘들어... 승객이 너무 많아.
• 하긴, 나도 부쩍 늘었어. 아마 요즘 현실은 우리 생각보다 힘든가 봐.
° 지금 자면 몇 시간 잘 수 있을까...
• 3시간, 8시 출근이니까.

나와 동기는 한숨을 내뱉고서는 잠을 청했다. 우리는 쓰러지듯 잠에 빠져들었다. 하루에만 몇십 명의 사람들의 꿈을 안내해 주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지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각각 사람의 인생을 경험해 본 적 없다. 그 마음을 헤아려 선뜻 위로를 건네는 것은 너무 어려워서, 아무리 세상을 오래 살아본 사람이라고 해도 아직 서툰 것이다.

잠에서 깬 후는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 눈부신 빛은 커튼을 쳐 둔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나는 어서 일어나라는 듯한 그 재촉에 못 이겨 몸을 일으켰다. 힘들게 일으킨 몸을 이끌고서는 쌓여 있는 기차표를 확인하러 발걸음을 옮겼다.

• 오늘은 세 명뿐인 건가...

표를 정리하며 중얼거렸다. 어제에 비하면 확연히 수가 준 것에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오늘의 첫 승객은,
'18살 여자아이, 이지혜.'

10시 30분 기차였기에, 나는 서둘러 랜턴을 챙겨 터널의 끝에서 그 애를 기다렸다. 유난히 투명한 하늘을 바라보며 '지혜' 라는 아이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상상했다. 맑은 눈에, 아직 덜 빠진 볼살, 호기심 가득한 표정, 누가 보아도 "고등학생!"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상상을 하면 할수록 풋풋한 고등학생밖에 떠오르지 않아 실없는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나서 터널 밖으로 나온 아이는...

내 생각과는 사뭇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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