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즌과 멀어진 이후, 나는 소설 속 아이, 바이간을 만났다. 나는 바이간 또한 뿌리치지 못했다. 내 사랑은 그때부터 위태로워졌다. -[작가]미래빌
바이간을 처음 만난 건, 5학년 1학기. 처음 새 학교, 새 반에 갔을 때였다. 내 바로 옆(왼쪽)이 바이간 자리였다. 그는 9번, 나는 10번이었다. 그 뒤로 11번, 12번이 앉았다. 우리는 그 자리로 1달이라는 시간 동안 같은 자리에 맴돌았다. 그동안 나는 바이간을 조사하고, 거리를 유지했다. 허나,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9월의 어느 날, 나는 편지를 보내기로 결심했다. 그 날은 바이간의 숫자(9와 12)가 모두 있는 날로 하기로 했다. 가능한 날은 9월 12일과 12월 9일이 있었다. 하루는 너무 빨랐고, 다른 날은 너무 느렸다. 고민 끝에 나는 좀 더 확실히, 신중하게 가기 위해 12월 9일을 바이간의 날로 정했다.
12월 6일. 나는 뭔지 모를 예감에 이끌려 날짜를 앞당겼다. 사실상 바이간이 편지를 보는 날은 12월 9일이 맞았다. 나는 하원길에 바이간이 간 뒤에 편지를 두고 갈 예정이었다.(당시 쓴 내 일기 내용을 조금 참고했다)
오늘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받았다. 약간 찔리긴 했지만 '아니야, 싫다고 안했잖아? 오늘 보낼 거니까. 괜찮아.' 그렇게 생각했다. 바이간 반은 우리 반 바로 옆에 앉았다. 나는 허즌 복제본과 바이간을 지켜봤다. 바이간을 계속 ○○가 건드렸다. 조금 부러웠다.
끝나고 영화를 보기 전에 화장실을 갔다. 여자 화장실 줄이 길었다. 내가 서고 나서는 나중엔 문 밖에까지 줄이 이어졌다. 내 뒤에 ◇◇가 섰다. 다 연달아 들어가고 내가 맨 앞이 되었는데 괜히 부끄러웠다. 화장실에서 나오자 마지막 한 명이 들어갔다. 손을 씼고 밖으로 나가서 뛰기 시작했다. 들어갔는데 뭔가 이상했다. 3반이었다. 4반으로 다시 들어가 내 통을 챙겼다. 그리고 곧장 6반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나는 남들 보다 늦게 들어왔다. "남은 자리에 앉아." 하지만 남은 자리가 없었다. "선생님, 남은 자리가 없어요. 저기는 저 친구가 앉고.." "아, 그렇구나." 선생님은 영화를 트셨다. 그리고 강냉이를 허즌 복제본에게 주시며 6반 애들에게 강냉이를 나눠주도록 하셨다. 나는 6반 선생님을 쳐다봤다. '제 의자는..' 선생님은 나가셨고 좀 진행되던 영화는 갑자기 멈추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날 위해서 멈춘걸까? 선생님이 오셨고 의자를 들고 오셨다. 나는 허즌 복제본의 반대쪽 끝 자리에 3번째 줄에 앉았다. 허즌 복제본은 왼쪽 끝 1번째 줄에 앉아있었다. 그 뒤에 ○○가 있었다. 바이간이 아니라 ○○가 있었다. 영화가 시작되었고 순간 어쩌면 예상과 다르게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랬다. 예연자도 나왔는데 결국 패했다. 거기서 별점이 깎였다. 5점 만점 중 3점. 허즌 복제본은 5점에 손을 들었다.
영화가 끝나고 10분 시간이 남았다. 선생님이 초반에 1.5배속을 하셔서 시간이 남았다. 역시나, 말이 너무 빨랐다. 공책을 가져와도 되는 거라고 하셨다. 하지만 아니였다. 그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다. 허즌 복제본이 밖으로 나갔다. 같은 반 애들도 나갔다. 나는 4반만 나가는 줄 알았다. 그래서 따라 나갔다. 애들은 다른 반을 돌아보다 화장실에 가는 척을 했다. 허즌 복제본은 정말 간거고 애들은 허즌 복지본을 따라 나온거다. 나도 화장실을 가는 척 하다가 들어갔다.
교실로 가는 길에 바이간이 5반에 있는 걸 봤다. "5반이 무슨 영화 이길래?" 아.. 이순신 이야기.
그렇다. 해병대 가고 깊은 애가 바다의 장군 이순신을 놓칠리 없다. 아.. 그걸 왜 몰랐을까..
허즌 복제본과 마주보는 자리로 일부로 앉았다. 잘한 거였다. 허즌 복제본 mbti가 나랑 잘 맞는대서 더 신경썼다. 다른 애들의 단점은 허즌 복제본이 말하는 걸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걸 이용해서 나는 계속 잘 봤다. 선생님이 나에게 말할게 있으면 하라고 하시고 가신 뒤로 허즌 복제본이 내게 추가할게 있으면 하라고 했다. 곧 수정할게 생각났다. 나는 선뜻 말하지 못했다. 이정도는 할 수 있는데.. 더 긴장한 것 같다. 힘들게 말을 걸었다. "제가 좀 써도 될까요?" "어, 지우고 싶으면 이거 다 지워도 돼." 나는 앞을 조금 많이 지웠다. 그리고 글을 썼다. 내 장점인 글쓰기. 그걸 활용했다. 역사나 인터넷에서는 잘 못하는 내가 글은 아주 조금 자신이 있다.
시간이 끝났다. "어, 다 쓴거야?" "일단 조사하신 건 다 썼어요." "어, 고마워. 이것 만으로도 충분히 도움 되니까. 아, 내가 이거 보관할께." "네." "혹시 파일있어?" 그 말을 듣고 즉시 찾았지만 끝내 줄만한 걸 못찾았다. 내 이름이 붙은 것, 미술학원이 써 있는것..
나는 편지를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천천히 나갔다. 바이간 반이 아직 안끝났다. 그래서 계단 옆에서 기다리다가 화장실 앞으로 가서 녹음기를 키고 다시 왔다. 바이간 반이 내려갔다. 나는 7반으로 향했다. 그랬더니 선생님 두 분이 나를 향해 오셨다. "그래, 잘가. 선생님한테 할 말 있니? 아니야? 어, 그래." "하하하하." 4반, 5반 선생님이셨다. 내 전에 반 선생님 5반 선생님, 내 지금 반 선생님, 4반 선생님. 다 내가 아는 선생님이셨다. 선생님들은 계속 천천히 가셨다. 그때문에 나는 편지를 둘 수 없었다. "선생님~" @@가 선생님들을 불러서 다행이 가셨다. 내가 편지를 두려는데 3반 선생님이 나오셨다. 나는 그나마 지금이 나으다고 판단해 그냥 빨리 두고 실내화를 대충 v자로 놓았다. 곰모양이 실내화 뒤에 있었고 이름은 없었다. 그 옆 실내화를 착각한 모양이다. 바이간 번호가 그 옆에 이름표에서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난 모른다~" 그러면서 내려갔다. 그런데 다 내려가니까 바이간이 있었다. 두눈이 완벽히 나와 마주쳤다. 그리고 바이간은 바로 도서관으로 가는 척(너무 티났다)을 했다. ##이가 바이간에게 뭐라뭐라 했다. 뭐하냐는 그런 말인것 같다. 00이가 바이간을 못찾겠다고 했다. 나는 내가 봤다고 하며 가자고 했다. 00이는 어제 놓고 왔던 킥보드를 꺼내왔다. 그 사이에 바이간 일행이 나왔고 00이 바로 뒤에 붙어 나왔다.
우리는 출발했다. 가고 또 갔다. 터미널을 지나고 나는 00이에게 바이간이 뛰어가면 그냥 따라 건너라고 했다. 바이간 일행이 1획지 어쩌고 라는 &&, 뛰어야 한다는데 자긴 힘들다는 ##.. 그리고 바이간이 뛰었을 때 ○○는 뛰지 않았고 나머지 일행은 대충 뛰었다. 나는 ○○를 따라가려고 했다. 하지만 ○○가 바로 속도를 내는 바람에 나는 혼자 남겨지고 말았다. 00이와 바이간은 횡단보도를 건넜다. 둘 다 달리기 실력이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바이간이 가로로 달리더니 다시 돌아서 왔다. "☆☆, 쟤 따돌리나?" 나는 00이에게 그냥 2획지로 가라고 했다. 하지만 00이는 신호등이 바뀌기 전에 킥보드를 돌려 다시 왔다. "00, 그냥 가라니..에휴, 됐다. 바이간 잘 따라가." 그렇게 우리는 위로 올라갔다. "언니, 왜 안가? 가방 둬야지." "난 다른데 놓을께." 나는 바로 뛰어갈 수 있도록 가장 가까운 아파트 구석에 가방을 두었다. "언니, 바이간이 저기로 갔어!" 우리는 바이간을 따라 뛰었다. "00, 그냥 바이간 따라가!" 00이는 바이간을 따라갔고 나는 바이간이 돌아올 확률을 고려해서 기다렸다.
하지만 바이간과 00이는 보이지 않았고 나는 그제서야 00이를 찾기 시작했다. 00이는 근처에 보이지 않았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순간 '이러다 00이를 잃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도 00이에게 전화가 왔다. 영상통화와 00이의 큰 목소리로 겨우 00이를 찾았다. "바이간이 127동에 들어갔어! 여자애 빼고." 아마도 안경 쓴 새 회원의 집인가 보다. 우리는 처음엔 (00이는 강냉이 먹으며)기다렸다. 그러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니까(특히 한 아주머니는 세 번이나 왔다갔다 하셨고 한 분은 고양이가 있냐며 물어보셨다) 00이는 계속 보고 나는 2획지로 가기로 했다. 문득 00이가 전화를 안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멀지 않은 곳에서 전화를 하니 안받았다. 가서 물어보니 아까 내가 벨소리를 켜줬서도 전화 벨소리가 안들린다고 했다.
우리는 집에 그냥 가기로 했다. 00이가 제일 그러고 싶어했다. 물론 바이간이 더 했을 수도 있고. 창문으로 본 걸까? 아니면 정말로 놀다 가는 건가? 아니면 이미 간 건가? 알아도 모른다.
12월 9일. 나는 갑작스러운 독감으로 인해 학교에 못 나오게 됐다. 참 잘 선택한 거였다. 하마타면 편지 보는 날짜가 내년으로 변경될 뻔했다. 내게 처음으로 문자가 온 날, 나는 그의 벨소리를 "파미도~"로 바꾸었다. 그 뒤로 나는 그 벨소리를 듣기 위해 엄청난 상상을 하며 노력했다. 바이간에게 문자 받은 날, 아니, 편지를 보낸 날부터 난 이미 바이간을 안 좋아하겠다는 내 의지를 꺾고 나왔다. '그래, 두 명인데, 뭐..' 러츠를 하나만 두라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걸 그때의 나는 알아도 몰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