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설정
2025-09-24 23:40조회 39댓글 0@sue.xy
내가 태어난 날, 신은 나를 버렸다.
갓난아기인 나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를 놔둔 채
아빠라는 사람은 저 멀리 떠났다.

그 때문인가?
엄마는 나에게 점점 폭력과 욕설을 내뱉었다.
어렸을 적의 나는, 그거 또한 엄마의 애정 표현으로 생각했다.

내가 점점 나이를 먹을수록,
엄마는 나에게 말은커녕 관심도 주지 않았다.
이게 내가 8살 때부터 있던 일이다.
아직 배울 것이 많은, 어떻게 보면 많이 배운. 8살이라는 나이에

“엄마와~! 나 오늘 학교에서 무서웠던 일 있었어...”

“... 그랬구나”

“웅 엄청나게 큰 벌이 복도에 나타났다?!”

“알겠어, 엄마 이제 졸려. 우리 이제 자자”

“웅”

매번 엄마의 권유로 잠에 들었고,
난 엄마의 무릎에 머리를 베고 누우며 엄마가 하는 말을 일종의 자장가로 삼으며 잠에 들었다.
부정적인 말들을. 대부분 자살과 관련된, 아빠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엄마의 폭력을 일종의 애정 표현으로 느끼며 살아왔다.
근데,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상처 때문이었을까?
아마 담임 선생님이 우리 엄마를 신고한 것 같았다.

엄마는 아동 폭력죄로 잠시 경찰서로 갔으며,
아마 그 뒤로는 엄마를 못 봤던 것 같다.
금방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혼자 놀다가 얼핏 들리는 선생님의 전화 내용에,
평소와 달리 귀를 기울여 보았다.
그리고 들었으면 안 될 말을 들어버렸다. 선생님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를.
“ 네? 지우 어머니가 교도소에서... ”

무제 // 프롤로그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sue.xy
갑작스러운 전개.
피드백은 언제든지 환영
연재 주기: 확실하지 않음.
댓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