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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urious.quizby.me/URZ8…찬란할 줄만 알았던 그 마음은 온통 무에 뒤덮였고, 남몰래 바라보았던 그 빛은 짧은 허상에 불과하였다. 바라고 기원하였던 그 시간은 어디로 흘러갔던가. 다시 한번 윤회할 수도 없을 시간 속에 염원을 묻는다.
- 오늘도 지났네.
시간은 밉기만 하였다. 그 파도 속의 물결에 맞춰 흐르는 것들은 마음 속 고이 묻어버린 또 다른 죄가 되었으니. 마음의 죄악은 이리저리 엉겨붙어서는 쉽게 떼어낼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잔재로 남았다. 묻혀서는 이 생각들을 잇따라 내 머리를 가득 헤집으니, 더 이상 두고 싶지도 않을 죄가 되어.
- 너는 이 시간이 빠르다고나 했을까.
빠르게 흐른다며 투덜거리던 네 목소리가 여전히 내 귀 안까지 스며들어서는 끊임없이 필름에 간직 되었다. 해상도 낮은 이 필름에 영원히 존재하고 있었다. 너는 이 죄보다도 더 깊은, 마치 재앙 같았다. 그래, 재앙이 어울릴지도.
그 재앙은 나를 바보로 만들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너의 존재 앞에 나는 하염없이 무너지고, 또 너의 곁에 있었다. 너는 나를 보며 웃을 뿐이었지만, 나는 한번 더 그 웃음에 절망했다. 이리도 밝은 그것에, 비치는 역광에. 슬퍼하다가도 몇 번이고 더 너를 기원하였을 뿐이었다.
흐르는 내 시간 속에 너는 갇혀 있었다. 떠나가지도 못하고, 이 잔재로 남아. 흐르고 흐르는 이 파도 속에서, 더 깊은 심해 속에. 함께 가라앉아 잠기게 되는 것만 같았다. 너와 나, 이 두 존재로.
바다 아래 속 공기 중으로 흩어질 목소리에 사랑을 늘어놓는 게 우리의 운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