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 믿지마. [김바다의 말을 전부 믿지 마.] 나는 그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뭐야.” “왜?” 은담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나는 아무 말 없이 휴대폰 화면을 보여줬다. 은담의 표정이 굳었다. “또 온 거야?” “응.” “이번에는…… 바다에 대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바다도 화면을 바라봤다. 한동안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먼저 입을 연 건 바다였다. “그 문자, 나도 믿지 마.” “뭐?” “내 말을 믿지 말라는 거잖아.” 바다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네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거야?” 내가 묻자 바다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 짧은 침묵이 오히려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아니.” “그럼 뭐야?” “나도 몰라.” “모른다고?” 나는 점점 답답해졌다. “너는 작년부터 이런 문자를 받았다며. 네 친구도 사라졌다고 했고. 그런데 모른다고?” “소은아.” 은담이 내 팔을 잡았다. “잠깐만 진정해.” “나 진정하고 있거든?” “너 지금 하나도 안 진정했어.” “…….” 나는 입을 다물었다. 바다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일단 학교로 돌아가자.” “잠깐.” 내가 바다를 불러 세웠다. “네 친구가 사라졌다는 거.” 바다가 멈췄다. “그게 무슨 뜻이야?” “말 그대로야.” “전학 간 거야?” “아니.” “그럼?” 바다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느 날부터 아무도 그 애를 기억하지 못했어.” “……뭐?” 은담이 되물었다. “처음에는 나만 이상한 줄 알았어. 그런데 사진도, 이름도, 기록도…… 전부 없어졌어.” 나는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그런 게 가능해?” “나도 모르지.” 바다가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그래서 네가 받은 문자가 더 무서운 거야.” “왜?” “너한테 온 첫 번째 문자는 단순히 미래를 알려준 게 아니잖아.” 나는 숨을 멈췄다. “두 번째 문자도 마찬가지고.” 바다가 말을 이었다. “문자는 네가 뭘 할지까지 알고 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어젯밤의 문자가 떠올랐다.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내일 1시 10분에 김바다를 찾아가.] 나는 바다를 찾아갔다. 문자가 시킨 대로. “……그럼 처음부터 나를 여기로 오게 만든 것도 문자였던 거야?” “아마도.” “왜?” “그걸 알아내려고 하는 거야.” 바다는 그렇게 말하고 먼저 옥상 문으로 향했다. 나는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정말 바다를 믿어도 되는 걸까? 아니면— 문자가 맞는 걸까? 교실로 돌아오자마자 은담이 내 옆에 앉았다. “소은아.” “응?” “너 바다 믿어?”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모르겠어.” “나도.” 은담은 책상 위에 턱을 괴었다. “근데 한 가지 이상한 게 있어.” “뭔데?” “바다가 작년에 문자를 받았다면, 왜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 그 말에 나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맞았다. 바다는 작년부터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왜 이제야 나에게 문자가 온 걸까? 그리고 바다의 친구가 사라진 이유는? 나는 조용히 휴대폰을 꺼냈다. 첫 번째 문자. 두 번째 문자. 그리고 방금 도착한 세 번째 문자. 모두 발신자는 없었다. 그때였다. 띠링. 나는 그대로 굳었다. “……또 왔어.” 은담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화면을 눌렀다. 이번에는 평소와 달랐다. 문자가 아주 짧았다. [잘하고 있어.] “……뭐?” 나는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다. 누가 보내는지도 모르는데, 마치 내가 무언가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듯한 말. 그 순간 새로운 문자가 하나 더 도착했다. 띠링. 나는 천천히 화면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정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 박은담을 의심해.] “…….”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은담을 바라봤다. 은담도 내 휴대폰 화면을 보고 있었다. “소은아.” “……응.” “너 설마…” 은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나 의심하는 거 아니지?”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가장 믿고 있던 친구의 얼굴이— 처음으로 낯설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