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소설 - 발신자 없음 (6화: 믿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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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3 19:06조회 37댓글 2🎧♣️🫧 클로뮤
6장 : 믿지마.
[김바다의 말을 전부 믿지 마.]
나는 그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뭐야.”
“왜?”
은담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나는 아무 말 없이 휴대폰 화면을 보여줬다.
은담의 표정이 굳었다.
“또 온 거야?”
“응.”
“이번에는…… 바다에 대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바다도 화면을 바라봤다.
한동안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먼저 입을 연 건 바다였다.
“그 문자, 나도 믿지 마.”
“뭐?”
“내 말을 믿지 말라는 거잖아.”
바다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네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거야?”
내가 묻자 바다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 짧은 침묵이 오히려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아니.”
“그럼 뭐야?”
“나도 몰라.”
“모른다고?”
나는 점점 답답해졌다.
“너는 작년부터 이런 문자를 받았다며. 네 친구도 사라졌다고 했고. 그런데 모른다고?”
“소은아.”
은담이 내 팔을 잡았다.
“잠깐만 진정해.”
“나 진정하고 있거든?”
“너 지금 하나도 안 진정했어.”
“…….”
나는 입을 다물었다.
바다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일단 학교로 돌아가자.”
“잠깐.”
내가 바다를 불러 세웠다.
“네 친구가 사라졌다는 거.”
바다가 멈췄다.
“그게 무슨 뜻이야?”
“말 그대로야.”
“전학 간 거야?”
“아니.”
“그럼?”
바다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느 날부터 아무도 그 애를 기억하지 못했어.”
“……뭐?”
은담이 되물었다.
“처음에는 나만 이상한 줄 알았어. 그런데 사진도, 이름도, 기록도…… 전부 없어졌어.”
나는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그런 게 가능해?”
“나도 모르지.”
바다가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그래서 네가 받은 문자가 더 무서운 거야.”
“왜?”
“너한테 온 첫 번째 문자는 단순히 미래를 알려준 게 아니잖아.”
나는 숨을 멈췄다.
“두 번째 문자도 마찬가지고.”
바다가 말을 이었다.
“문자는 네가 뭘 할지까지 알고 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어젯밤의 문자가 떠올랐다.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내일 1시 10분에 김바다를 찾아가.]
나는 바다를 찾아갔다.
문자가 시킨 대로.
“……그럼 처음부터 나를 여기로 오게 만든 것도 문자였던 거야?”
“아마도.”
“왜?”
“그걸 알아내려고 하는 거야.”
바다는 그렇게 말하고 먼저 옥상 문으로 향했다.
나는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정말 바다를 믿어도 되는 걸까?
아니면—
문자가 맞는 걸까?
교실로 돌아오자마자 은담이 내 옆에 앉았다.
“소은아.”
“응?”
“너 바다 믿어?”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모르겠어.”
“나도.”
은담은 책상 위에 턱을 괴었다.
“근데 한 가지 이상한 게 있어.”
“뭔데?”
“바다가 작년에 문자를 받았다면, 왜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
그 말에 나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맞았다.
바다는 작년부터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왜 이제야 나에게 문자가 온 걸까?
그리고 바다의 친구가 사라진 이유는?
나는 조용히 휴대폰을 꺼냈다.
첫 번째 문자.
두 번째 문자.
그리고 방금 도착한 세 번째 문자.
모두 발신자는 없었다.
그때였다.
띠링.
나는 그대로 굳었다.
“……또 왔어.”
은담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화면을 눌렀다.
이번에는 평소와 달랐다.
문자가 아주 짧았다.
[잘하고 있어.]
“……뭐?”
나는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다.
누가 보내는지도 모르는데,
마치 내가 무언가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듯한 말.
그 순간 새로운 문자가 하나 더 도착했다.
띠링.
나는 천천히 화면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정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 박은담을 의심해.]
“…….”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은담을 바라봤다.
은담도 내 휴대폰 화면을 보고 있었다.
“소은아.”
“……응.”
“너 설마…”
은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나 의심하는 거 아니지?”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가장 믿고 있던 친구의 얼굴이—
처음으로 낯설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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