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사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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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5 13:47조회 28댓글 1소야
- 야 서한결. 방과후에 나 따라 나와라.


다음날 육 교시가 되어서야 반에 들어온 이유담은 내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심지어 육 교시가 마지막 교시였다. 피해망상을 하고 싶진 않지만 아무래도 날 만나려고 일부러 학교에 온 것 같았다. 손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하필이면 육 교시가 담임 시간이었다. 담임은 영어가 시작되자마자 수업 첫날 프레젠테이션도 하지 않고 종례부터 했다. 어지간히 집에 가고 싶었던 듯 싶다.


어느 유명한 소설 첫 대사가 있다.


아무래도 좆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나는 좆됐다.


난 화성에 홀로 고립된 사람처럼 불안해했다. 유이담은 내 옆자리에서 수업 내내 날 쳐다보기만 했고. 그래도 담임 눈치는 보이는지 시끄럽게 떠들지는 않았다. 날 보는 걔 눈이 유독 초롱초롱했다.


수업이 끝나기 십 분 정도 남았을 무렵부터 난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면 전치 몇 주 정도 나올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 층이니 전치 사 주……? 아니면 그냥 죽으려나? 죽는 것이로냐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그대로 잃는 것이로냐 그것이 문제였다.


미련하게도 종은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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