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손가락을 아무 이유도 없이 만지작거렸다. 어느 순간이었나, 형제들이 가끔 흘리는 피를 바라보며 하면 안 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나와 한평생을 살아가는 형들의 피를 먹고 싶다고 생각하다니. 이런 내가 역겨우면서도 억제시키고 싶었다. 과연 형제들은 이런 나마저도 사랑해 줄 수 있을까, 괴물 같은 나인데도. 내가 변해버리면 다들 나를 못 알아보지 않을까, 아무리 형제라고 해도 내가 변한 것은 거짓이 아닌 사실이니까. 아무리 인간적으로 살아가자고 아무리 나 자신에게 당부를 해봐도 돌아오는 건 검붉은 색의 욕망과 해서는 안 되는 생각들이었다. 언젠간 나도 형제들과 사람들을 해치지 않을까. 영원이란 것은 진짜 존재하고 있는 것인가.
수백만 년을 빛나는 별들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폭발하게 되어있다. 영원하게 빛날 것 같은 태양도, 그들의 밝은 눈동자들과 미소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다 사라지게 되어있다. 없던 것처럼 흔적을 지우고 사라진다. 이런 내가 과연 영원을 꿈꾸고 애써 사실된 미래를 피해야 하는 것인가. 나도 이런 나 자신이 무섭다, 사람들을 해칠까 봐 두렵다. 영원한 비밀이 없다는 것처럼, 나의 본모습을 들킬까 봐 두렵다. 무섭다.
물을 마셔도 해결되지 않았던 갈증은 내 손가락을 물어 피를 맛본 뒤 사라졌다. 난 이때 알았다. 내가 형제들의 피를 보고 먹고 싶다고 생각하며 느꼈던 것은, 내가 인간이 아니라서 그런 거라고. 흔히 판타지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소설에서 나오는 흡혈귀, 그니까 뱀파이어여서 그런 것이라고. 내 존재를 부정했다. 나는 인간인 형제들과 함께 자라왔으며, 어떤 사람에게 물렸던 기억도 없다. 만일 내가 어렸을 때 물린 거라면, 부모님이 날 버리지 않으셨을까. 영원히, 고독하게, 아끼는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며 살아가야 할까. 인간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글렀다, 늦었다.
어둡고, 또 어두운 어둠이 나를 삼켰다. 깊게, 더 깊게 나를 끌고 내려갔다.
저 밑으로.
_
@da_xue
Op:
https://open.kakao.com/me/Go_d…Cu:
https://curious.quizby.me/Go_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