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다다른 초여름 무렵,
내 시선 끝엔 늘 네가 있었다.
햇살은 아직 차가운데도
공기엔 봄이 스며드는 시기,
가만히만 있어도 모든 게 아름다워 보였던 나날들엔
네가 유유히 떠돌고 있었다.
아름다웠다.
이 말로는 널 표현하기에 부족할까.
다가가는 것조차 어려워
네 곁을 맴돌기만 하였다.
빙글빙글 맴돌던 시간들 속
너는 날 자각하고 있었을까,
또는 날 보지도 못한 채
네 앞을 향해 걸어가기만 하였을까.
어디서나 빛이 나는 너라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나라서,
몇 번이고 그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네 눈에 들 수는 없을 것이란,
그 아쉬움을.
시간이 지날수록
그 허전함은 영원할 줄 알았건만,
하지만 이상하기도 하지.
나는 네 곁을 맴도는 것으로 끝난 줄 알았지만,
언제부터인가 너도 같은 속도로 나와 돌고 있었다.
날 향해 내뱉는
네 눈짓부터 말들까지,
서툴지만 분명히 담겨 있던
서로를 향한 마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었다.
그거 알아?
네 주위를 맴돌기만 하여 주변을 보지 못했는데,
둘러보고 나니 보라빛의 바이올렛이 피었더라.
이제 와 말하는 거지만,
그건 꼭 우리 사이를 설명하는 것만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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