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6 20:30•조회 40•댓글 2•에러
뚜르르- 탁.
여보세요?
익숙하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사랑하는 그의 차분한 목소리가.
"자기, 오늘은 나 데리러 안 와?"
...
"응, 오늘은 바빠서 못 가. 미안해."
"..요즘 많이 바빠? 자주 못 오네."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연애 초에는 매일 데리러 왔는데.
"야근이 잦아져서 그래. 이해해 줘."
"..뭐, 그래. 그럼 내일 봐, 자기."
뚝-
칼같이 전화가 끊겼다.
많이 바쁜가?
....
아니, 딱히 바빠 보이지 않았는데.
뚜르르- 탁.
"자기, 바쁜데 미안해. 그런데..- 누구랑 있어?"
의심스러웠다.
요즘 나를 대하는 태도도,
나를 만나는 횟수도,
나와 통화하는 시간도.
모두 변했다.
"아무도 없는데. 왜?"
...
"정말?"
"진짜지?"
전화기 너머로 정적이 흘렀다.
왜 대답이 없어? 응?
"당연하지. 근데, 나 진짜 바빠서. 끊을게."
뚝-
....
....
"하?"
그래, 내가 이럴 줄 알았지.
네가 감히 날 배신해?
띠리릭-
덜컥-
"..이 건물로 가주세요."
택시를 잡아 그의 회사로 향했다.
주저할 수 없었다. 널 방치할 수 없으니까.
...
"도착했습니다."
덜컥-
문이 열리고 그의 회사가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죄송하지만 출입 어렵습니다."
왜?
어째서?
어떤 이유로?
숨기는 게 있는 거지?
...
"나와."
이 여자, 설마 안에서 나온 거 아니겠지?
아니, 아닐 거야... 아니, 맞을지도 몰라.
"죄송하지만 출입.."
"너지?"
...
"네?"
나는 평화로운 일을 했다.
아니, 평화를 위한 일을 했다.
그의 마지막 사랑은 나여야하니까.
"흐흠-.."
쾅-
잘 닫히지 않는 트렁크 문을 억지로 내려찍었다.
그제야 트렁크 문이 닫히며 역겨운 냄새가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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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말해 I'm a psycho 벌을 받는 거라나
- 미연 re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