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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보] 커다란 소행성이 떨어져...
지구는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나의 마지막 기록이다. 나는 그 뉴스 한 줄을 보자마자 인류가 혼비백산에 빠졌을 것 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기에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었지.
미래가 없다는 것. 오늘과 어제를 열심히 살아왔던 인간들에게, 더는 내일이 없다는 것. 그 사실은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며, 살아온 희망이 무너지는 단 하나도 아름답지 못한 이야기였다.
내일이 없다. 그 사실은 인류는 절망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인류애는 뒷전으로 하기에 딱 좋은 사실이다. 내일이 없다는 것은 자신또한 존재하지 않는 것 이기에.
또 그들이 이성이라는 것을 잃기에도 쉬운 사실이고. 내 예상대로라면, 닥치는 것들은 다 가져가고, 쟁탈하며 두려움을 거칠게 표출하고 있을 것 이었다.
인류는 참으로 무자비하고, 무차별적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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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예상은 정확하게 빛나갔다. 인류는 조용했다.
태양은 그대로 뜨겁게 빛났고, 도로 위에는 차들과 인간들에 시시콜콜한 대화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산들바람은 여전히 옷깃을 스쳤다. 아름다웠다.
인간들은 그 사실을 순순히 받아드렸다. 언젠가는 찾아올 줄 알았다는 듯이, 당연하다는 듯이.
인류도 그 사실을 알아채는데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인류는 현명했다.
마지막은, 인생을 한탄하며 불행하게 살아가던지, 끝까지 모든 것을 누리던지 똑같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들은 후자를 선택했다.
어린아이들은 청춘에 막 조차 열지 못했지만, 영원히 순결하며 순진한 아이 일 것 이고, 청춘들은 영원한 청춘 일 것 이다. 노인들은 커다란 고통 없이 조용히 막을 내릴 수 있다.
삶은 누구에게든지 공평했다.
더 많은 삶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욕심이며 금지된 욕구이다. 인류는, 지금 맞이할 삶을 아름답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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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난 어느 새벽.
인류의 역사를 바꿀 커다란 폭발이었다.
그렇지만 인류는 평안했다. 그들에 얼굴엔 희미한 미소가 번져있었다.
이것은 가장 고결하며, 행복한 종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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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네의 꽃말 : 행복한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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