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9 17:32•조회 49•댓글 3•구로
여름은 원래 이런가.
숨을 쉬는 것조차 뜨겁고, 가만히 서 있어도 온몸에서 물이 빠져나가는 것 같다.
그날도 그랬다.
햇빛이 너무 강해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결국 나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런데 나는 가끔 생각한다.
정말 내가 살아남은 게 맞을까.
그날 이후로 여름만 되면 자꾸 목이 마른다.
물을 아무리 마셔도 가시지 않는 갈증이 있다.
한참을 걷다가 문득 네가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면, 나는 괜히 걸음을 늦춘다.
하지만 너는 어디에도 없다.
너의 시간은 그날에서 멈춰버렸다.
나는 그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네가 없는 세상을 받아들인 뒤에도 계속 네가 생각난다는 게 이상할 뿐이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했다.
거짓말이었다.
시간은 아무것도 식혀주지 못했다.
오히려 기억은 한낮의 아스팔트처럼 점점 더 뜨거워졌다.
아직도 나는 네가 없는 여름을 견디지 못한다.
아마 무서운 건 그날의 더위가 아니라, 그 속에 아직도 네가 남아 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