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먹은 인형처럼 몸이 축축하게 가라앉았다. 머리로는 몸을 움직이는데, 내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몸은 반응하지를 않았다. 모순되는 마음과 몸 사이에서, 나는 조용히, 아무 소리 없이 가라앉아간다.
…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진다. 이제는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눈만 깜빡거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내가 아니라, 온몸을 움직이고 헤엄쳐서 푸른 물과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햇빛밖에 없는 이곳에서 나오는 것이다. 일렁이는 곳이 아닌 선명히 보이는 곳, 저 밖으로 가보는 것이다. 분명히 경험한 적이 있다. 기억은 없지만 몸이 기억한다. 그러니 이룰 수 있다, 꿈꾸었던 평생의 바람을.
몸이 움직여진다. 나는 쉬지 않고 열심히 헤엄쳤다. 수영을 배운 적은 없지만 가릴 것 없이 열심히 팔다리를 퍼덕였다. 그리고 드디어 암초와 해초 사이를 벗어나 위로 올라왔다. 휘황찬란한 물고기들이 뻐끔거리며 나를 반겨주었다. 물고기들이 내뱉는 물방울들은 내 살결을 간지럽혔다.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이제 저 빛나는 해를 온전히 볼 수 있다고. 육지, 땅을 밟아볼 수 있다고. 모래 위에 있는 꽃게와 작은 물고기들이 다급하게 움직이며 그런 나를 축하해준다.
근데 언제부터 내 발이 이렇게 무거웠었지?
내 발에 묵직한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어쩐지, 다시 가라앉고 있는 것 같다. 아, 이 바다는 나를 보내주지 않으려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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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urious.quizby.me/Swee…주인공: 혼수상태
수면 위: 현실
물고기들: 주인공의 지인들
_ 주인공의 청각, 촉각 등이 회복이 되어서 느껴지는 것. 원래는 아무것도 없는 바다였음.
꽃게와 작은 물고기들: 의사와 간호사들
_ 다급한 움직임: 주인공의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져서 다급해진? 거랄까요
발이 무거워짐: 주인공이 다시 혼수상태가 됨. 혹은 주인공의 사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