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광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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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1 18:38조회 58댓글 0유결
광대는 언제나 웃음을 주는 존재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런 광대를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웃음 속에 숨겨진 다른 이야기는 아마도, 아무도 모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광대였습니다. 아니, 지금도 나는 광대일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내가 웃기기만 하면 만족하지만, 나는 그 웃음을 덧붙인 순간부터 내 삶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알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거리에서, 심지어 집에서조차, 나는 내가 아닌 누군가를 연기해야 했습니다.

아이들은 날 보고 "웃겨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웃음이 내게 요구하는 대로 춤을 췄고, 웃음을 흘렸습니다. 이게 끝날 때까지, 내 마음이 어떤지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그저 웃으면 되는 일이라고 믿으며, 내 몸은 서서히 허물어져만 갔습니다.

그들은 내 얼굴을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내가 울어도, 내가 고통을 겪어도 그들은 모르고, 나는 계속 웃어야 했습니다. 내 얼굴에 칠해진 붉은 코, 커다란 입술, 그리고 반짝이는 눈에서 나오는 웃음은 점점 더 가벼운 것이 되어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웃어야 했습니다. 웃지 않으면 그들이 날 놓아주지 않으니까요.

어느 날, 그 아이들이 내게 마지막으로 내린 명령은 "이곳에서 춤춰라"였습니다. 나는 춤을 추면서 한 번도 웃지 않았습니다. 웃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웃지 않으면 그들이 무엇을 할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날은 내가 웃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올지에 대해 무서운 예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웃음은 여전히 내게 기대되었고, 나는 그 웃음을 끝내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내가 길거리에서 네 발로 기어야 했을 때, 그때 나는 내 안에 있었던 다른 작은 아이를 잃어버린 기분이었습니다. 내 신발은 더 이상 신발이 아니었고, 교복은 내 피부처럼 느껴졌습니다. 모든 것이 묻혀버린 채로, 내가 웃는 이유가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그때, 나는 광대가 된 것이 아니라, 그냥 단지 그 역할을 계속해야만 했던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 몸은 이미 그 역할에 묶여 있었고, 그 웃음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었어요. 그 웃음은 오직 그들을 위한 것이었고, 나는 그 웃음을 지키기 위해서,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오늘의 나는 다르게 보였습니다. 오늘의 나는 웃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나는 그저... 빈 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눈에서 더 이상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내 몸에서 나온 것은 웃음도, 울음도 아닌, 찢어진 감정들이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내게 다시 명령을 내릴 때, 나는 더 이상 듣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속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웃을 필요가 없었고, 그들의 웃음도 이제 내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나는 이제 내가 될 수 있었고, 그들이 떠난 뒤, 나는 더 이상 광대도, 그저 웃음을 주는 존재도 아니었습니다. 나는 그냥... 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나는 처음으로 웃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웃음 속에서, 나는 비로소 나를 찾았습니다.

저는 이제 광대가 아닙니다.
사람이라는 타이틀로 바뀐 생물입니다.

••

요즘 소겟 큐리어스 잠잠하던데 다들 시험인가봐요.
중간고사 모두 잘 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신입 작가분들도 많으시던데, 다들 잘 쓰셔서
제가 잊혀진 것 같기도.. 저 살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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