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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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4 17:04조회 92댓글 3조유담
낡은 도서관 한켠, 낮은 조명 아래 조용히 앉아있는 한 여자.
그녀는 몇 년 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미동도 없는 눈빛과, 알 듯 말 듯한 미소 하나로.

매일 아침, 소녀 하나가 그녀 앞에 선다.
짙은 밤색 머리를 한 아이. 작은 공책에 뭔가를 적으며, 눈을 맞춘다.
사람들은 그녀를 스쳐 가지만, 그 아이만은 오래 머문다.

“당신은 왜 웃고 있나요?”
소녀가 적는다.
"무엇이 그렇게 슬프고도 아름답죠?"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미소는 조금씩 변해간다.
어느 날, 소녀는 그녀 앞에서 조용히 울었다.
“오늘 엄마가 울었어요. 나를 보며 웃는데, 눈은 울고 있었어요. 당신이랑 똑같았어요.”

그날 이후 소녀는 오지 않았다.
계절이 몇 번 바뀐 후, 다시 나타난 그녀는 키가 훌쩍 자라 있었다.
이번엔 작은 공책 대신, 꽃 한 송이를 들고 있었다.

“당신은, 슬픔을 삼키고 웃는 사람들의 얼굴이었군요.”
그녀는 속삭였다.
“이제 나도, 그런 사람이 되었어요.”

그리고 그날 밤, 누군가는 그녀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간 것을 보았다고 했다.
세상 누구도 알아채지 못한, 아주 조용한 웃음이었다.

모나리자- 다 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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