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5 20:19•조회 47•댓글 1•1919
“ 나는 50년 전, 기억할 권리를 되찾기 위해 널 죽였다. ”
tex_970123_켄
- 1:53 pm -
안녕하세요. 아, 여기 앉으면 되나요?
왜 그렇게 표정이 밝냐는 얼굴이시네요.
아무래도 상관 없어요. 지금 제 머릿속엔 그녀만이 가득하니까!
사건과 관련 없는 발언이요? 아뇨? 관련 있습니다.
… 네. 네. 입 다물고 있을게요.
- 2:00 pm -
시작하는 건가요?
지금 제 말이 기록되고 있는 건가요?
내₩ㅓㅐ-허배ㅓ개배=샤ㅕ3ㅐㅓ엍ㅌ닞ㄱ0
죄송합니다. 신기해서 그만!
시작하겠습니다.
50년 전, 정확히는 50년 하고 22일인가요. 3047년 1월 1일이었습니다.
아, 오후요. 5시 쯤. 노을이 정말 예뻤었는데. 아— 정말 선명하네요!
네?… 그래요. 잠시 하는 추억팔이도 사치라는 거군요.
아무튼, 저는 벤. 아, 베니트와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그 때 기준으로 30년 전에 저를 떠난 그녀의 이야기를요.
아, 모르시나요? 콜린 양입니다.
… 네 맞아요. 거기 뜬 사진이요.
그래서 저희는 그녀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그 당시 최신 기술이었던 기억 유지 장치 이야기가 따라 나왔죠.
30년이면 기억이 가물가물 해 질 때잖아요. 그쵸?
그녀를 잃을 바에야 꼬리표 몇개 달리는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 쓰레기 보는 눈빛으로 보지 말아주실래요?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니니까요.
먼저 이야기를 꺼낸건 벤이었어요.
‘그렇게 그리우면 누구 하나 찔러, 그럼 시술 공짜로 해주잖아.‘
그렇게 말했죠. 물론 장난이었다는건 알아요. 평소에도 그런 친구였으니까.
근데, 여러분도 그러잖아요? 장난에서 시작해서 점점 진지해지는 루트.
저만 겪어본 게 아니잖아요? 점점 말에 가시가 돋기 시작하는 그 느낌..
.. 비난이요? 아뇨, 전혀요. 죄송해요.
아무튼? 싸움은 점점 격해졌고, 저는 주위에 있던 아무 물건이나
집어던졌어요. 더 자세히요? 제 기억으론 유리컵..
그 다음에는 스텐드, 그리고 칼이요. 네? 네, 식칼.
던진 것들은 전부 정확히 벤의 머리를 맞췄어요.
그리고 그는 죽었죠! 아하하!
…
죄송합니다. 흥분했네요.
당시 기분이 좀.. 아닙니다. 네? 꼭이요?
.. 나쁘진 않았거든요. 물론 제가 살인을 즐기는 건 아니에요.
그냥.. 이걸로 콜린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게 행복했을 뿐이니까요.
겨우 2시간.. 그딴게 뭐라고 벤을..
-
네. 진정됐습니다.
이걸로 그녀를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 20분 정도 늘었네요..
다시 시작하죠.
.. 벤을 죽인 뒤에는 냉장고에 넣었어요.
20년 쯤 지났을 때에는 몸 대부분이 썪어서 땅에 묻었죠.
미이라 처럼 붕대로 싸서요. 지금까지 뼈가 멀쩡했다는 걸 보니
제 선택이 옳았나 보군요..
그 후로는 멀쩡하게 살았어요. 직장도 다녔고
전과는 없었죠. 그때까지 시체가 발각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이번 달 1일, 여기서 부터는 아시지 않나요?
경찰서에 시체를 들고 찾아가 자백했습니다.
‘제가 50년 전에 죽인 친구입니다. 어떻게 죽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대충 이렇게 말하지 않았나요? 그 뒤로는 기억 유지 시술을 받고
지금 여기 서 있습니다. 아 앉아있는 건가? 뭐, 아무래도 상관 없죠.
… 정확한 살해 동기요? 이겁니다.
하, 말로 해야 하시는 건가요? 기억 유지 장치요.
그녀와 사별한지 이제 80년.. 얼굴도 목소리도 기억 나지 않았어요.
그녀를 기억하던 물건과 사진들을 봐도 아무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또렷이 기억 할 수 있어요! 그 달콤한 목소리와 몸짓..
아, 어떻하죠? 너무 행복해요.
국가는 왜 이런 기적을 그렇게 비싼 돈을 받고 사용하는 거죠?
왜 우리같은 사람들에게서 기억할 권리를 빼앗는 것이죠?
하.. 이제 아무래도 상관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저의 기적이니까요.
벌은 달게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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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 pm -
|| 1919
소설겟 너무 오랜만입니다..!!!
얼마전 책에서 진술서 형식의 단편소설을 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써봤어요 -w- 글이 꽤 긴데 시간 나실 때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