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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그냥 피곤한 줄 알았어요.
숨 쉬는 게 버겁고, 먹어도 맛이 느껴지지 않고,
몸이 점점 식어가며 어색해지는 기분이 들었으니까요.
근데 뭐, 가끔 그럴 수도 있잖아요.
다들 그럴 때 있지 않나요?
그런데 뭔가 이상해요.
더이상 심장이 뛰는 소리가 안 들려요.
피가 도는 감각도 없고,
손끝은 차갑게 굳어만 가요.
아무래도 저는 이미 죽은 것 같아요.
선생님, 제 눈 좀 봐줘요.
이건 살아 있는 사람의 눈이 아니에요.
아무것도 비추지 못 하는,
그저 텅 빈 구멍 같지 않나요?
선생님, 제 몸 좀 봐줘요.
이건 마치 죽은 사람의 몸 같아요.
아무것도 해내지 못 하는,
그저 존재만 할 뿐인 나무같지 않나요?
그러니까, 솔직히 말해줘요.
난 이미 죽은 사람이죠?
그쵸?
그렇다고 말해줘요.
난 그거면 돼요.
그런데 왜 다들 고개를 젓는 거예요?
왜 다들 모른 척하는 거예요?
저는 이미 썩어가고 있는데,
제가 지나가는 길엔 발자국조차 남지 않는데,
왜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거예요?
난 죽었잖아요.
벌써 오래전에 죽었잖아요.
거짓말하지 말아요.
저는 더는 살아 있지 않잖아요.
이제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누가 좀 확실히 말해줘요.
난 그저 걸어다니는 사체라고.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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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르 증후군; 매우 희귀한 정신 질환으로, 환자는 자신이 죽었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부패 중이거나, 혈액 전체 또는 중요 내부 장기(예를 들어 심장)를 잃어버렸다고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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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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