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항상 고마워!"

월요일 아침.
주말에 너무 생각이 복잡해서 그랬던걸까. 평소보다 좀 늦게 학교에 도착했다.
교실에 들어서자, 대부분 애들이 있었고
웅성거리는 소리만 가볍게 흘렀다.

나는 평소처럼 조용히 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책상 위.

작은 봉투 하나가 놓여 있었다.

갈색 종이봉투.
가볍게 접힌 봉투에는 하트 스티커 하나가 붙어 있었고,
안에는 소박하게 포장된 쿠키 하나, 그리고 쪽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

나는 괜히 주위를 둘러보고, 조심스레 쪽지를 폈다.

"항상 고마워. 앞으로 더 친해지자! (@'~'@)"

마지막 줄엔
작게 그려진 별 하나와 웃는 얼굴.

나는 쪽지를 다시 조심히 접었다.

"누구지.."

그냥 게임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마니또를 추리하는 내 모습을 돌아보니 뭔가 웃겼다.

그 쪽지는 확실히 누군가의 진심이었다.
말하지 않았지만, 고맙다고 말해준 그 쪽지.
그거 하나로, 하루가 따뜻해졌다.

___

11화 "한 걸음, 한 걸음"

그런 뒤 가방을 정리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고개를 들었다.
'하윤이는?'
하지만 자리엔 가방도, 겉옷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윤서아와 이보민이 말하는 걸 옅들었다.
"하윤이 왜 오늘 안 왔어?"
윤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늘 감기 걸렸대. 어제부터 컨디션 안 좋다더니."
"헐... 심하대?"
"그건 잘 모르겠고, 톡 보낸 거 보면 내일은 올 듯?"

나는 괜히 하윤이 책상을 한 번 봤다.
하윤이가 안 왔다니, 마음이 쓸쓸해졌다.
'그래. 오늘은 마니또 활동도 안해도 되겠네.'
그 생각은 스스로에게 핑계를 주기 딱 좋았다.
'그럼 내 마니또에서 김하윤은 제외.'

나는 교실을 슬쩍 둘러봤다.
"김수현은..."

그 순간, 수현이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수현이가 조용히, 이보민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보민이 손에 들려 있는 작은 젤리 봉투를 보고 있었다.
'...이보민한테 줬구나. 그럼 수현이는 보민이 확실하고..'

그렇게 한 명, 한 명 제외해 나갔다.

"야, 서준아. 너 뭘 그렇게 빤히 봐?"
정준호가 옆자리에서 물었다.

"아니. 그냥."
"혹시 너도 아직 마니또 못 찾았냐?
나도 아직 몰라서 골치 아파."

"...그래서 혼자 추리 중."

"어차피 다 들키게 돼. 이거 뭐, 딱 그거잖아.
티 안 나는 척하다가 결국 들키는 게임."

"근데..."
나는 괜히 한마디 덧붙였다.
"진짜 안 들키는 사람도 있을 걸?"

정준호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고, 나는 다시 창밖을 봤다.
하윤이 없는 자리, 조용한 교실, 그리고 평소보다 조금 더 공허한 아침.

그때, 조례한다고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어제 쌤도 카톡 봤어. 어때? 마니또 게임 한 지 일주일 지났는데, 서로 더 따뜻해진 것 같니? 근데 벌써 들켰다는 친구들 몇 있다고 들었다?"
선생님 말에 애들이 킥킥 웃으며 서로를 쳐다봤다.

'들켰다니...'

나는 내 책상 서랍을 살짝 열어봤다.
거긴 쿠키랑 쪽지가 아직 그대로 있었다.

'항상 고마워. 앞으로 더 친해지자! (@'~'@)'
짧은 그 말이, 지금은 조금 더 크게 느껴졌다.

나는 손으로 턱을 괴었다.
'지금쯤, 하윤이는 잘 있을까. 아니면 핸드폰 만지며 쉬고 있을까.
하교하고 하윤이한테 괜찮은지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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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그건 내가 아닌데"

화요일 아침, 다시 평범한 하루가 시작됐다.
교실 문을 열자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그 중에서도 제일 먼저 들려온 건
"어~ 김하윤 왔다!"
윤서아의 반가운 외침.

나는 무심한 척 가방을 정리하며 슬쩍 고개만 들었다.
그리고, 다시 봤다.
하윤이가 들어오고 있었다.
목도리로 턱을 가린 채, 살짝 헝클어진 머리.
피곤해 보였지만, 웃고 있었다.

"나 아직 안 나았어.. 너희는 감기 조심해.."
하윤이가 그렇게 말하자
시연이랑 서아는 잔소리 섞인 걱정들을 퍼부었다.
나는, 조용히 그 모습을 바라봤다.
'다행이다. 그냥.. 다행이다.'

내 가슴 속 어딘가가 조금 환해졌다.
그 애가 다시 웃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진짜, 별 거 아닌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조례가 끝나고, 1교시 종이 울리기 전.
나는 괜히 자리에 앉은 채로 필통을 정리하는 척했다.
그 사이, 하윤이가 자기 책상을 정리하다 말고
잠깐 책상 서랍을 열었다.

"...어?"

내 눈이 그쪽을 향했다.
하윤이는 서랍 안을 들여다보더니
뭔가 조심스레 꺼냈다.
작은 사탕봉지 하나.
그리고, 조그만 종이.
하윤이는 그걸 꺼내더니 슬쩍 읽고
작게 웃었다.

"뭔데~?"
윤서아가 다가가서 들여다보려 하자,
하윤이는 종이를 보여줬다.
"이것 봐봐!"

그 순간, 내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그건 내가 넣은 게 아니었다.
…누군가 또 다른 누군가가 하윤이한테 무언가를 줬다는 거.
아니면, 잘못, 우연히 하윤이의 필통에 떨어진 걸까?
별 거 아니어야 했다. 근데 별 거 같았다.

'...내가 아니었다는 게 왜 이렇게 신경 쓰이지.'
나는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필통을 다시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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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비하인드를 풀어보자면
원래 내용은 이걸 떡밥으로 20화쯤에 하윤이는
서준이가 주는 선물말고 가짜 마니또가 주는 많은 선물을 받습니다.
도대체 누가 왜 이걸 주는지 20~24화까지 추리하는 내용이었는데
이러면 너무 길어지고 범인을 누구로 할지 감이 안와서 내용을 삭제했습니다. 힣
그래서 가짜마니또에 대한 내용은 여기서 끝낼건데
혹시나 이번 화 내용에서 헉! 뭐지? 싶으신 분이 있으실까봐. 미리말해둡니다 ㅋㅋ 이 떡밥은 영원히 안 풀릴 미스터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