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과 선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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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8 21:12조회 45댓글 1한결
달콤한 악마의 속삭임에 그저 말릴 새 없이 홀라당 넘어가 버린 이런 추악한 존재이다.
다신 돌아오지 못할, 아니 돌아오지 않을 길을 나의 자의로 걸어가버렸다.
나에겐 악의 물든다. 라는 표현 보단 선과 악의 경계가 희미해질 때쯤이 맞는 것 같다.
난 그 시절 나에게 원망에 회초리를 보낸다.
그 시절 나는 너무 영악하고 더럽기에 짝이 없었었다.
그 시절 나에게, 도대체 왜 그랬냐며 왜 여름을 썩히는 것 같은 행동을 했냐며.

모두가 태어날 때는 악과 선이 따로 지정되지 않는다.
이 사실은 선조들도 풀지 못한 거창한 수수께끼 중 하나라면 하나이겠지.
어린아이는 순수하다. 그리고 순수함이라는 점을 무기로 삼아 악독하다.
이것 역시 모순이라면 모순일까.
여름과도 같은 모순이 아닐까.
그저 찬란한 청춘이라는 빛나는 가면을 쓴 여름.
그 여름 역시 악독하고 찐득한 하나의 계절일 뿐인데.
그 모순에서 나 역시 처음에는 순수했겠지.
다른 이들과 비슷하게 단순히 사랑을 구원하였고 애정에 갈망해 있었을까.
단지 이것은 한낱 미련한 나의 추측이다.
지금 나에게 거대하고 치밀한 물음표를 던져보아도, 나는 알 길이 없다.
그저 나에게 원망을 던져보는 수밖에는.

평범한 인간이 있다면 난 빛나는 별이라 믿었던 시절이 있었었나.
기억은 희미하지만 가슴이 먼저 반응하는 것을 보면 존재했을 것 이다.
여름이 달콤하다고 믿었던 인간들과 똑같이. 그들도 여름에 홀랑 속아 넘어갔다.
나 역시 그 사실에 속아 넘어간 것 처럼.
그리고 지금에 내 깨닳음으로 난 그저 튀어나온 모서리에 그치지 않는다.
둥글기보단 모난 사각형에 가까운 나.
둥글지 않았기에 더 쉽게 악이라는 경계로 넘어가버렸을까.
넘어가버렸기에 모나게 변질된 것일까.
이 질문에 답변 역시 나는 알 길이 없다.
난 뜨거운 여름이 아니기에, 한낱 하찮은 존재이기에.

악이라는 경계는 교묘하고 악독해 보이지만 속내는 미미한 속삭임이 그치지 않는다.
그 미미함에 넘어갔던 내가. 언제 처량하며 더러운 그 속에서 탈출했을까.
여름에 아름다움에 반한 내가 언제 그 진실을 직면했을까.
사실 나의 시도는 아름답진 않지만 초라하지는 않은. 어쩌면 그저 몸부림에 불과했을까.
그 몸부림들이 나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지금으론 믿기지 않는다.
그 때의 나는 이 역시 금방 사라질 청춘처럼, 인생에 한 점을 찍긴 힘들 줄 알았기에.
그렇지만 난 움직였다.
매우 작은 벌래와 같은 초라한 꿈틀거림.
하찮은 꿈틀거림은 점점 초라하고 막연한, 그러나 어엿한 날개를 만개할 수 있게 되었다.
여름도 나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발악을 하였다. 여름은 우리 모두의 청춘이라는 움직임.

그리고 마침내 제법 멋진 날개를 펴 하늘을 천천히 유영하며 항해한다.
그 달콤한 사탕발린 속삼임, 악의 경계를 떨쳐내고.
자유로우며 방대하게, 멋지게 다시 한번 날개를 펼친다.
여름 역시 다시 한번 뜨겁게 이글거린다.
그 과정 중 모든 것이 다 나의 정해진 계획이며 치밀한 계산은 아니었다.
나의 원동력이 있었기에, 작은 존재이지만 끝까지 지켜준 나에게 희망이 있었기에
넘어져도 잡고 일어날 기둥이 있었기에, 빛나는 여름으로 돌아올 것이다.

또 한번 넘어져도 난 다시 일어나 시꺼먼 속내를 짓밟아버린 후
당연한 듯 뒤돌아 선이라는 경계 안으로 들어오겠지.
그 완벽한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들이 생겨날 것이고.
청춘의 여름은 그 완벽한 과정의 미세한 손금 한 줄이다.
나머지 빈칸은 너가, 나 자신이 조금씩 조금씩 가득차 넘쳐버릴 때 까지 채워나가겠지.
여름이 다시 뜨겁게 만개한다.

악에 굴래에서 선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
한결 큐리어스 https://curious.quizby.me/Sv6E…

다음엔 기존 느낌으로 가져와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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