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고요히 청춘이라 생각할 수 있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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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4 09:47조회 68댓글 6depr3ssed
학기 초, 이번 년도도 역시나 그림을 그리는 내게, 어떤 아이가 한 걸음 다가와 너도 그림을 그리냐고 물었다.

당황해 황급히 그렇다고 답한 후 어쩌다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이가 되고—우리 둘과 비슷한 친구 둘을 더 만나 이번 년도는 행복할 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시덥잖은 상상을 하고만 있었다.

어디에나 있을 줄 알았고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던 청춘이 깨지는 건 내가 한 얄팍한 기대의 탓일까. 그래도, 그럼에도…

혼자만의 계절에서 수를 세고 있자니 문득 처음으로 떠오른 건 걔네들이었기에.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고요한 기억만이라도 청춘이라 부를 수 있으니, 언젠가 다시 그 청춘을 그릴 수 있는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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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어쩌면 시시한 이야기로 채워진 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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