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7 20:49•조회 75•댓글 2•하루
장례식이 끝난 날,
나는 그녀의 이름을 처음으로 크게 불렀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상할 것 없었다.
원래 그녀는 대답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살아 있을 때도 그랬다.
내가 부르면,
가끔 돌아보고,
대부분은 안 들은 척했다.
그게 습관이 되었다.
나도 부르지 않았다.
그녀도 듣지 않았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그리고
그녀는 죽었다.
죽고 나니까
나는 자꾸만 불렀다.
부엌에서도,
빈 방에서도,
길을 걷다가도.
그런데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이번엔 정말, 안 들리는 사람이 된 것이다.
나는 이제 안다.
그녀는 평생 내 곁에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완전히 여기에 있던 적은 없다는 걸.
남은 것은 이름뿐이다.
그것도, 이제는 아무도
부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