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꽃이 피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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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4 21:34조회 36댓글 1Y
“ 앞으로도 영원히 - “

” 함께, 다같이 - “

*

” …허억! “

잠에서 깨어났다. 오늘도 여전히 나오는 말 몇마디에 컨디션이 난조한 게 드러났다.

“ 하아… 오늘도. 대체 언제까지 들어야 이 꿈에서 벗어나게 되려나… ”

과거 속에서, 그 아이와 나눴던 말들이 떠오른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그 아이가 내게 전해주었던 주황색이 물들은 장미 꽃 브로치.

“ 우정템… 이라고 했던가. 걔도 가지고 있겠지. ”

너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라고는 브로치 뿐이었으니.

그 아이와 헤어진 이후, 자라고 나서야 찾아 나서보았다.

그 아이인 것 같은, 어쩌면 그렇게 믿고 싶은 내 마음에 애꿏은 사람들 뿐이었다.

넌 대체 어디에 있는걸까.

“ … ”

다시 만나고 싶다.

-

고등학교 2학년 첫날, 일반고에 흔한 고등학교들과 다를 바 없는 ‘개화 고등학교.‘

안의 구조들도, 외부의 운동장이나 뒷골목까지도 자랑할 것 없는 학교였지만 그래도 이왕 떨어진 김에 열심히는 다녀보고 있었다.

이제 와서 전학을 가기에도 애매하다는 표현이 맞으려나.

의미 없을 생각들을 머릿속에 띄워보며 생각에 잠겨선 힘 없는 발걸음으로 걸어가던 그때.

“ 앗! ”

앞에서 달려오던 한 여학생에 의해 부딪혀 넘어지고 말았다.

여학생이 들고있던 책들은 모두 땅바닥에 엎어진 지 오래였고, 쓰고있던 안경마저 어딘가에 떨어졌는지 바닥을 손으로 짚으며 찾는 듯 보였다.

“ 죄, 죄송합니다…! ”

울먹거리기라도 했는지 조금 잠긴 목소리로 내게 사과를 건넸다.

“ 아, 괜찮아요. 도와드릴게요. ”

여학생의 책들을 모아서 정리해두고, 담 앞에 떨어져있는 안경알이 하나 빠져버린 안경을 주워 여학생에게 건넸다.

“ 이거 어떡해요, 안경점이라도 가야하는 거 아니에요? ”

등교한다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기라도 한 건지, 까맣게 잊어버리고서 나도 모르게 내뱉었다.

“ 아… 괜찮아요. 어차피 학교 가는 길이니까, 그리고… 학교 근처에 안경점 있어서요. ”

다행스러운 여학생의 말이 들려왔다.

분명히 도와달라고 했다면, 내가 등교할 시간을 놓쳐버려선 남아서 청소나 해야했을테니.

“ 먼저 가볼게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허리를 45도 숙인 여학생이 나에게서 등을 보이고 달려갔다.

“ …? ”

분명히, 개화고 근처에 안경점이 하나 있을텐데.

“ 뭐… 우리 학교 애였나? ”

머리를 긁적이며 나도 돌아서서 학교로 걸어갔다.

같은 학교의 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왜 학교 방향이 아닌 곳으로 뛰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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