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든 존재의 의미와 목적은 언제나 너를 향하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빛을 끌어모아 응축한 듯, 너는 나의 유일한 빛나는 점이었다. 나는 그저 너의 존재를 양분 삼아 피어나는 한 떨기 꽃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너라는 찬란함 아래에서도 목마름은 끝없이 나를 괴롭혔다. 뿌리부터 서서히 메말라가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나는 더 필사적으로 너를 향해 존재의 가지를 뻗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르렀다는 차가운 자각이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잠식했지만 너 없는 세상은 나의 모든 시야를 덮는 공허한 어둠일 뿐이었다. 이대로 메말라 부서질지언정, 나는 이 맹목적인 몸부림을 멈출 수 없었다.
맹목적으로 뻗은 나의 열망이 닿는 곳은 언제나 차가운 허공 뿐이었다. 한 줌의 희망처럼 붙잡으려 했던 모든 순간은 손 끝에서 금세 부서져 사라지는 유리의 꿈과 같았다. 너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잡히지 않았고, 나는 미친 듯이 질주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무한히 반복되는 원점에 서 있을 뿐이었다. 끝없는 굴레 속에서 나 자신은 덫에 걸린 한 마리 나약한 짐승과 다름없었다. 차라리 나를 재로 만들어 버릴 듯 더 거세게 파멸로 밀쳐내 주기를 갈망했다. 나의 모든 몸부림은 이토록 어리석은 청춘이 덧없는 유대를 향해 벌이는, 필사적이고 고통스러운 발버둥이었다. 운명이라는 거대한 그림자 아래 발버둥 치는 비루한 존재의 처절한 몸짓이었다.
나는 끝없이 달려야 했다. 내 혈관을 끓어오르게 하는 지독한 갈망에 모든 것을 내맡겼다. 두 발에 새겨진 붉은 상처들이 쓰라려도 좋았다. 온몸의 신경망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와도 상관없었다. 가혹하리만큼 긴 여정의 끝에서 문득 스치는 너의 희미한 미소 한 조각, 그 아스라한 잔상만으로도 나는 모든 아픔을 망각하고 미소 짓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나의 존재를 다시금 부여잡는 유일한 힘이었다. 나의 모든 시간과 나의 모든 계절은 그렇게 너라는 빛을 향해 맹렬히 달려갈 뿐이었다.
멈추는 법을 잊어버린 기계처럼 나의 몸은 오직 너를 향한 방향으로만 맹렬히 질주했다. 내 의지를 넘어선 충동으로 발걸음은 더욱 거세게 지면을 박찼다. 나는 다른 어떤 것도 행할 수 없는 존재였다. 너의 그림자를 쫓고 너의 흔적을 뒤따르는 것 외에는 나의 삶에 어떠한 의미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만이 나의 존재론적 당위였다.
넘어져 땅바닥에 곤두박질쳐도 괜찮다고, 짓밟히고 찢어져도 상관없다고 스스로를 달랬다. 결코 온전히 너를 가질 수 없을지라도, 너를 쫓는 이 고통스러운 행위, 너를 향한 나의 모든 희생과 노력이 역설적인 충족감을 주었다. 이 모든 어리석음과 맹목성을 비웃는다면, 나의 바보 같은 운명은 나를 향해 마음껏 손가락질하고 조롱해도 좋았다. 그 비난조차 나의 심장을 더 강렬하게 뛰게 만드는 연료가 될 뿐이었다.
존재의 소멸을 고하는 듯한 이별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을 두려워했다. 너의 모든 무심한 행동과 냉정한 시선은 나의 영혼을 찢어놓았고 내 눈물샘을 마르지 않게 했다. 한때 영원할거라 믿었던 우리의 유대는 거짓의 가면을 쓴 채 나를 조롱하는 듯했다. 이 모든 것이 거짓이라 할지라도, 이대로 끝을 받아들일 준비는 결코 되어 있지 않았다. 나의 심장은 너를 향한 멈출 수 없는 맹렬한 질주를 계속했다.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는 냉혹한 현실의 속삭임이 메아리쳤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질주를 멈출 수 없었다. 얼굴에 흐르는 것이 뜨거운 땀방울인지 아니면 차가운 눈물인건지 이제는 그 미약한 경계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 너를 향해 발가벗겨진 나의 진심은 때론 거친 태풍처럼 나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그 모든 역경과 거센 바람조차 나의 심장 박동과 함께 나를 더욱 거칠게 뛰게 만드는 역설적인 동력이 될 뿐이었다. 나의 의식은 점점 더 너에게로 수렴되어갔다.
나는 더욱 더 달려야 했다. 이 모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너의 아스라한 잔상이라도 붙잡아야 했다. 나의 존재 이유는 그 한 조각에 불과했다.
기억의 파편들은 메마른 꽃잎처럼 내 손 끝과 발 밑에서 산산이 부서져 허공으로 흩어졌다. 아스라한 나비의 날갯짓을 쫓으며 끝 없는 꿈 속을 헤매는 것처럼 나의 시선은 언제나 저 멀리 아득히 멀어지는 너의 뒷모습을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너의 흔적을 따라 미로처럼 얽힌 길을 헤매며 방황했다. 제발, 이제 그만 멈춰 서서 이 지독한 길의 끝을 알려주기를. 나의 이 맹목적인 질주를 멈추고, 잠시라도 숨을 쉴 수 있는 단 한순간의 평화를 갈구했다.
다시 달리고 또 달렸다. 나는 멈출 수 없는 숙명적 존재였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의 모든 것은 너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어쩔 수 없었다. 어차피 이 길 외에는 다른 길을 알지 못했다. 나의 모든 것을 던져 너를 향해 돌진하는 것 외에는 나의 삶에 어떠한 방향성도 존재하지 않았다.
넘어져 무릎이 닳아 없어져도 괜찮았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도 상관없었다. 결코 온전한 형태로 너와 관계 맺을 수 없을지라도, 너를 쫓는 행위 그 자체가 나의 존재 이유였고 나의 삶이었다. 이 모든 어리석음과 집착을 비난하는 세상의 목소리들이 아무리 울려 퍼져도, 나의 바보 같은 운명은 나를 마음껏 비웃어도 좋았다. 나의 역동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존재의 소멸을 고하는 이별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너는 언제나 나의 영혼을 고갈시키고, 마르지 않는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한때 가장 순수하다고 믿었던 우리의 유대는 결국 거짓의 가면을 쓴 채 나를 조롱하는 듯 했다. 결코 끝이라는 말을 들을 준비가 되지 않은 채, 나의 모든 것은 너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질주를 계속했다.
너라는 존재를 향한 지독하고 맹목적인 끌림 속에서, 내 청춘은 그렇게 영원히 역동하고 있었다. 멈출 수 없는 열망과 고통을 품은 채 다음 챕터를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
✒ || 익애 || 방탄소년단 - RUN
✒
https://curious.quizby.me/K2pq…♬ 노래 들으러 가기
https://youtu.be/2WBwJD6hld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