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봄이었다.
초여름으로 가기 위한 발버둥은 이로써 72번째···.
우악스럽게 청춘을 토해내며 다가오는 봄.
늦봄의 영원이 맺힌 앳된 눈동자.
봄은 반복된다.
ー 내 영원이 되어줘.
사랑
역시 사랑인가?
봄은 반복된다.
재수 없이 폭우가 쏟아진다.
꽃잎은 무심한 발자국에 짓밟혀.
축축한 봄비가 청춘의 불순물에 녹아들어
아직 팔꿈치를 덮고 있는 옷소매를 적신다.
이상기후ー
봄은 반복된다.
투명한 피부에 비친 봄
아무도 봄을 의심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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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이상 현상을 깨달은 건 봄이 영원에 구속된 후부터이다.
발목 언저리까지 차오른 빗물.
소나기가 그치지 않은 탓.
벚꽃은 낙화와 동시에 개화한다.
사각 얼음을 가득 채운 밍밍한 딸기주스 한 컵.
얼음이 녹지 않아?
간만에 얼굴을 내비친 미지근한 태양은
아직 온전한 봄이 완성되지 않았다며
언제까지나 나아가길 게을리하고
봄의 향기가 밴 아스팔트는
마냥 무심하게 자리를 지킨다.
낡은 교실의 마룻바닥에는 보이지 않는 봄이
여름의 눈에 띈 연지색 입술로 여름을 오물거린다.
씹어 삼켜 돌이킬 수 없게 돼버린 여름.
여름은 봄을 살아간다.
여름은 봄이 영원하지 않길 바라?
밀려오는 기억
떠오르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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