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 세상에 남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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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9 08:52조회 33댓글 2예 청
⚠️ • 총기와 관련된 글이니 읽으실 때 유의하세요!

탕 - 탕 -
이젠 익숙했다. 그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의 소리가. 잠시 고요해진 총구에 재빨리 몸을 피했다. 두번째 나도 그러했다. 어이 없지만 두번째 나도 똑같은 곳으로 숨어들었다. 안은 성인 남자 둘이 들어가기에는 제법 버거웠고, 숨을 죽이기는 어려웠다.

총기를 소지한 자의 발소리는 내 귀를 덮고서 속삭였다. 넌 어차피 죽는다고, 살아있지 못한다고. 참으로 어이 없었다. 나도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데? 왜 내가 숨어서 귀에 의존하고 있는가? 하하, 그냥 먼저 널 쏴버리면 끝나는데 왜 숨 죽이며 전화번호판을 두드리고 있었을까?

탕 - 탕 -
두발의 총성이 울리고 또 다시 모두가 숨 죽였다. 두번째 나는 두려움에 질렸고, 진짜 나는 더욱 나의 손을 원망하며 벌벌 떨리는 몸을 통제하려 했다. 남은 탄피는 총 2개, 이제 두번째 나를 쏘면 되는 양이었다. 비참하고 참혹하게 맞이할 너를 보니 웃음이 쏟아져 나왔다.

탕 -
이제 남은 탄피는 버리려했다. 어라? 왜 내 머리에서 피가... 아냐! 아냐! 난 너를 쐈는데? 왜? 이건 다 너 때문이야. 분노는 나를 고이 덮어 암흑으로 묻었다. 한발의 탄피만이 남은 총을 든 나를, 함에 넣고 암흑에게 속삭였다.

- 리암, 너는 너를 쏜거야. 이제 알았니? 두번째 리암에게 쏘는건 그저 거울에게 쏘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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