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라우마 ]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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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4 14:32조회 8댓글 0태로
[ 트라우마 ]

1화. 지호의 이야기


덜컹.

학교로 가는 버스가 덜컹거렸다.

버스 안은 출근하는 직장인들, 등교하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조용히 오른쪽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노래는 틀지 않았다.

이어폰은 그저, 뭐라도 하고있다는 느낌을 주는 도구일 뿐이었다.

나는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이번 정거장은 소망고등학교, 소망고등학교 입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소망고 교복을 입은 아이들 몇명이 수다를 떨며 내 앞에서 내렸다.

나는 천천히 교문까지 걸어갔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남학생들, 벤치에 앉아 휴대폰을 하는 여학생들이 보였다.

나는 아무데도 속하지 않았다.

조용히, 존재감 없이, 혼자 다녔다.

선생님이 보이면 고개만 까딱하고, 수업시간에만 목소리를 드러냈다.

어김없이 1분단 맨 끝줄인 내 자리에 앉아 이어폰을 꽂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아이들이 삼삼오오 교실로 들어섰다.

나는 자리에 엎드려 있었다.

드르륵 탁.

아침 조례를 위해 담임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뭔가 달랐다.

담임선생님의 뒤로 꽤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아이가 들어왔다.

가슴 밑까지 내려오는 긴 웨이브 머리에, 얼굴이 갸름한 여자아이.

남자아이 몇명이 여자아이를 응시했다.

뭐, 예쁘니까.

전학생이라고 했다.

“반가워. 세림고등학교에서 전학 온 임현서라고 해.”

임현서는 지극히 형식적인 자기소개를 마친 후 교탁에 기대어 계신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선생님은 몇초 간 멍을 때리시다가 횡설수설하시며 임현서에게 자리를 골라주었다.

내 옆자리였다.

운명처럼 내 옆자리가 비어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우연일지도.

나는 국어 교과서를 꺼냈다.

임현서가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눈이 마주칠까 봐 일부러 그 시선을 모른 척 했다.

수업이 시작 되었다.

임현서는 작은 수첩을 한 장 뜯어 무엇인가를 적더니 내 쪽으로 밀었다.

‘넌 이름이 뭐야?’

나는 대꾸하는 대신에 임현서를 똑바로 쳐다보며 입모양으로 말했다.

’남. 지. 호.‘

임현서는 또 다시 종이에 무언가를 적더니 내밀었다.

’남지오?‘

나는 연필을 꺼내 ㅇ을 ㅎ으로 고쳐주었다.

임현서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수업에 집중했다.

뭘까, 이 묘한 기분은.



안녕하세요. 저를 아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1월달에 잠깐 활동했었던 태로라고 합니다. 문장도 많이 정리하고 문띄도 고치고 다시 왔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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