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알바를 하고 있다.
주 5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평범한 카페. 평범한 손님들. 별거 없다.
근데 이상한 사람이 매일 온다.
정확히는, 매일 죽는 사람.
처음 본 날, 그는 들어오자마자 말했다.
“오늘 나는 8시 13분에 죽어요.”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천천히 드세요.”
뭐, 이상한 손님 많으니까. 그냥 지나쳤다.
그날 8시 13분,
카페 앞에 구급차가 섰다.
사고였다. 누가 지나가던 자전거에 치였다.
바로 그 사람이었다.
죽었다. 현장에서.
그리고 다음 날, 그가 또 왔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오늘은 7시 52분에 죽어요.”
이번엔 따뜻한 라떼.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날 7시 52분.
그는 화장실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다시, 죽었다.
셋째 날, 또 왔다.
“오늘은 9시 40분이네요.”
나는 묻지 않았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웃었다.
일주일째.
열흘째.
스무 번째.
매일.
그는 다른 방법으로, 다른 장소에서 죽는다.
차에 치이거나, 바닥에 미끄러지거나, 전기 콘센트에 젓가락을 꽂거나.
심지어 한번은 그냥 웃다가 기절한 채 숨이 멎었다.
죽는 방식은 늘 다르다.
근데, 다시 온다. 다음 날, 멀쩡히.
오늘, 그는 내게 물었다.
“당신은 왜 안 죽어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가 계속 말했다.
“사람은 하루에 한 번은 죽어야 해요. 그게 정상이에요.”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봤다.
그가 잔을 내려놓고 나갔다.
문이 닫히고, 창밖으로 피 튄 소리.
역시 죽었다. 이번엔 유리창에 머리를 박았다.
나는 고개를 떨구었다.
손을 들어 내 목을 만졌다.
맥박이 느껴진다.
아직 살아 있다.
그런데 카운터 옆, 내가 보지 못했던 작은 쪽지 하나.
그가 남긴 거다.
손글씨.
_ 내일은 당신 차례.
익숙해지면 편해져요 :) _
지금, 시계는 1시 59분.
문이 열린다.
그가 다시 들어온다.
멍하니 웃으면서, 또 말한다.
“오늘은 2시 정각이네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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