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은 굵은 눈물 방울을 떨어뜨리더니, 이내 갓 태어난 갓난 아기처럼 울어대기 시작했다.
* 울지 마라. 나약해 빠져서는...
말투는 날카로웠지만 그 안의 내용은 따뜻했다. 나는 미하엘의 등을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미하엘을 달랬다.
* 나는, 도저히 모르겠어... 그냥 이런 일 따위는 하지 말 걸...
미하엘은 옷소매로 뺨에 떨어지는 눈물을을 낚아채며 한껏 잠긴 목소리로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만둘 수도 없는 터. 그 사실을 우리 둘 다 뼈저리게 알기에 더욱 입을 열기 두려웠다.
* 일단 벌어진 상황은 수습해야 해. 그러고 은퇴하던가... 하는 거지.
미하엘은 짧게 울곤 울음을 그쳤다. 눈은 빨개져서는, 아직 뺨에 떨어진 눈물들이 마르지 않았는지 꽤나 촉촉해 보였다.
나는 그렇게 서럽게 우는 미하엘을 사실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직업의 위험성을 모르고 택한 것도 아닐 텐데, 어째서?
* 아담... 나, 일반인으로 돌아갈래. 응?
미하엘은 드디어 미쳤는지 얼토당토 않는 소리들을 늘어놓았다. 갑자기 일반인으로 돌아가겠다니, 그게 무슨. 나는 가볍게 쓰다듬던 미하엘의 등에 손을 툭, 올리며 질문을 던졌다.
* 돌아가면 뭘 할 건데?
* ... 사랑.
미하엘은 조금 머뭇하더니 금세 입을 열어 답했다. 하지만 그 대답이 더욱 가관이었으니...
* 뭐? 사랑? 수천억의 연봉까지 포기하고 하려던 게 고작 사랑? 미쳤어?
우는 사람에게 미쳤냐니. 그런 말을 하는 내가 더 미쳤다는 사실은 미하엘이 떠나고서야 알 것 같았다.
* 뭐?
미하엘의 날카로운 눈매가 나를 더욱 긴장감게 몰아넣게 만들었다.
* 사랑과 수천억. 그 가치가 같냐고.
그래, 나도 인정한다. 내가 꽤나 물질적인 것. 하지만 그게 왜? 세상은 어차피 물질로 돌아간다. 물질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물질 좀 밝히는 게 뭐 어때 그러는 걸까.
* ... 나는 사랑을 택할 거야.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더이상 미하엘과 얼굴을 맞댈 수 있는 존재가 아니게 되었다. 이제 더는 시가를 피울 장소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었다.
~ [미하엘의 시선]
고요한 방, 어두운 시간. 낮은 공기와 캄캄한 복도.
* 미하엘, 왔군.
나는 금빛 목걸이를 뽐내며 뒤를 돌아보았다.
* 아담을 배신한 기념으로 케이크를 준비했는데 말이야.
목소리만 들어도 알 것 같은 그 놈.
* ... 시블.
나의 오랜 동료, 시블이었다.
* 그래, 나야. 이젠 잘 나가는 업자 다 됐네? 목걸이까지 차고 다니고.
시블은 나의 뒤로 조금씩,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시블의 은색 송곳니가 빛남과 동시에, 나는 간파할 수 없는 사실을 깨달았다.
* 이제 아담 따위는 필요 없나 봐? 벌써 버리고 온 건가... 웃겨.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 근데 그건 아시나? 미하엘. 여긴 내 건물이야.
순간 철컹, 하는 소리와 동시에 내 발에 무언가 걸린 것을 확인했다.
* 지뢰까지 심어 놓다니, 철저하군.
시블의 허황된 계획에 넘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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