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숨 쉬지 않는다_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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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8 17:10조회 45댓글 2시원
며칠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먹지도 마시지도 자지도 않고 그저 시간을 흘려보냈다.

• 장난 아니네.. 내 얼굴...
오랜만에 일어나 거울을 봤을 때, 내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얼굴은 수척해졌고 다크서클은 턱끝까지 내려와 있었다. 잠을 청하고 싶었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바라보기만 한 바다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바다에 한 번 빠진다면, 거기에 오래 머무를 걸 알기에, 가지 않았다. 내가 사랑한 바다는 나였다. 왠지 모를 익숙함이 와닿은 이유가, 그거였다. 알지 못할 기억과 향수는 나를 다시 망가뜨렸다. 결국에 나는 나와 하나가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는 내가 이 세상을 떠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니, 이제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웃으며 바다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만 싶다.

다시 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 예언이 적혀 있었던 책에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희망이라는 색을 채워 넣고 싶다.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겠다.

※ 똑똑-
한창 책에 열중하던 때에, 평소라면 들리지 않았을 노크 소리가 들렸다. 누구도 나를 찾아올 사람이 없었다.

• ..누구세요?
° 나.. 유안인데, 못 본 지 오래된 거 같아서. 들어가도 돼?

이유를 모르겠다. 오랜만에 들은 목소리가 아름다워서. 푸른 바다 같아서, 집어삼켜질 것만 같았다. 두려움이 올라왔기에, 선뜻 열 수 없었다. 어색한 공기가 맴돌았다. 대답을 결정하는 사이에 더욱 선명해졌다. 허물없었던 사이는 이제 깊게 잠겨 잘 볼 수 없다. 그것 때문인지, 가슴 속에서 비릿한 바다 냄새가 올라왔다.

• ..열어주진 못하겠고, 너머로 말은 해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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