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7 16:58•조회 11•댓글 0•쩰리
지루한 사회 수업 끝.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 아이들이 박준성 자리로 몰려든다.
'아 시끄러워. 복도로 나가야겠다.'
율이 손을 잡고 빨리 나가서 다행히 몰려드는 애들은 다 피했다.
"나 자리 배정 망한 거 같지 않아?"
"아마도? 난 상관없는데ㅋㅋ 나만 아니면 됨."
"...?"
"ㅋㅎ 장난장난. 그래도 이상한 남자애는 아니잖아."
쓸데없는 말을 주고받으며 싸우는 중, 수업 종이 울렸다.
딩동댕동-
"이제 음악실 가자."
***
이번 시간은 음악 시간.
내가 (거의) 제일 싫어하는 시간이다.
애들 모아놓고 시끄러운 노래를 부르게 하는
이상한 과목. 왜 배우는 건지 의문이다.
음악 선생님이 임원들한테 창고에서 리듬악기를 가져오라고 했다.
"임원 일어나 볼래?"
그러자 박준성 혼자만 일어났다.
"그...부회장은?"
"윤하는 여행 갔어요. 아마 다음주에 올 듯요."
"그래...그럼 회장 짝이 다녀오자."
아이들 시선이 나한테 쏠렸다.
부담스러워...
그렇게 창고에 리듬악기를 가지러 갔다.
"창고가 어느 쪽에 있었지?"
내가 조심스레 물어봤다.
"응? 계단 옆에 있을 꺼야. 내가 알아."
박준성을 따라 창고에 가 보니 정말 이상했다. 문이 너무 낮고 작았다.
내가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정도?
그런데 그 키 큰 박준성이 아는지 모르는지 허리를 숙여 문으로 들어갔...
쾅-
"아ㅏㅏ..."
역시 그럴 줄 알았다. 들어가다가 머리를 박아버리고...
"키만 쓸데없이 커서...어떻게 이 작은 문을 들어갈 생각을 하냐?
내가 들어갔다 올께. 넌 거기 서있어."
꽤 쎄게 박은 것 같은데, 아프지도 않은 듯 계속 웃고 있다.
'바본가...?'
곰팡이 냄새가 나는 창고를 뚫고 리듬악기를 가져왔다.
"여기. 받아 빨리...무거우니깐."
떠넘기듯이 박준성한테 리듬악기를 나눠 들고는 같이 계단을 올라갔다.
오늘은 선생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서 한 쪽은 노래를 부르고,
한 쪽은 리듬악기를 연주했다.
'와. 진짜 싫다. 어떻게 학교에서는 이런 걸 시키냐.'
***
모든 수업이 끝나고, 동아리 활동을 정해야했다.
원예부, 과학부, 수학부, 댄스부, 밴드부, 치어리딩부...
다양한 동아리가 있었는데, 난 다 맘에 들지 않았다.
그나마 율이가 지원한다는 연극부에 지원하는 게 제일 나을 듯 했다.
그럼 수업이 끝나도 계속 떠들 수는 있으니까.
그래서 율이랑 같이 연극부에 지원했다.
들어가려고 시험을 봤는데, 제일 눈에 안 띄는 연출을 맡기로 했다.
조명/배경 연출 쪽으로.
율이도 같이 연출에 지원했다. 의상과 음향!
하나도 기대는 '안' 되지만, 동아리를 하는 동안 학원을
빠질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