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모서리 Prologue

설정
2025-10-10 11:20조회 58댓글 2해자
‐ 치료도 못해, 공격도 못해. 대체 왜 데려온 거야? 식량 축내려고?

‐ 말 하나 무섭게 하네~ 네가 처음에 그랬잖아? 사람은 많을수록 좋은 거라고.

수상한 사람에게 끌려와 상황파악도 되지 않았는데 욕만 주구장창 먹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애절해 보였다. 하기야 이 사람한테 끌려온 이유도 길을 잃어서였으니 다를 건 없겠다.


‐ 허, 참.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 요즘 마물 많아진 거 몰라? 웬만한 식량은 다 타고 오염됐다고.

맞는 말이다. 라디오도 먹통이 되다 못해 깡통이 되었고, 식량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정부뿐이나 정부 수용인원이 꽉 차버린 탓에 수용되지 못한 사람들은 낙오되어야 했다.


‐ 에이, 그러지 말고~ 한 명만 받아줘. 응?

‐ 얘가 진짜.. 떠도는 사람 한 둘이었냐? 다 빵 한쪽 주고 말았으면서 얜 왜 들이려고 하는 건데.

나도 빵 한쪽이면 되는데. 정체불명의 벙커에 남아있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분위기 탓에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 글쎄.. 마음에 들거든, 쟤.

사이코패스 같은 웃음이었다. 그 웃음이 나를 향하다니 소름이 다 끼쳤다. 내가 마음에 든다고? 대체 어디가? 오금이 저렸다. 말 한마디 잘못했다간 죽일 비주얼.


‐ ... 하, 책임은 니가 져라. 난 모르겠다.

식량 걱정하던 검은 머리가 자리를 떴다... 잠깐.

‐ 안녕, 이제야 제대로 이야기해 보네?


| 세계의 모서리 : 세계의 모서리에 남겨진 사람들
https://curious.quizby.me/9wM8…
Image 1
댓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