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내가 속한 반에는 언제나 1등과 2등이 있었다. 고수진, 그녀는 반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항상 1등을 차지하는 인물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수학, 과학, 영어, 모든 과목에서 성적이 빼어나고, 무슨 일을 해도 손에 쥔 것마다 성공하는 소녀였다. 그녀의 주변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선생님들은 그녀를 자랑스러워했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항상 2등이었다. 그 1등과의 차이가 단 몇 점, 몇 개의 오답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괴롭게 했다. 나는 왜 항상 2등일까? 내가 노력하지 않았을까?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나는 고수진과 비교하며 자신감을 잃었고, 점점 더 큰 열망을 품기 시작했다. "이번엔 꼭 1등을 할 거야." 마음속으로 다짐했지만, 그 순간에도 고수진은 평소처럼 미소를 지으며 나를 지나쳤다.

내 이름은 이지은. 고수진이 아닌, 2등인 나는 언제나 그녀를 따라잡을 수 없을 거라는 절망을 느끼며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2등으로서의 자리를 잃지 않으려 애썼다. 고수진의 뒤를 쫓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큰 발표회가 열리기로 했다. 이번 발표회는 각 학급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참여하는 중요한 대회였고, 우승자에게는 큰 상과 함께, 더 중요한 기회가 주어지기로 했다. "이번에 꼭 1등을 할 거야." 내가 다짐할 때마다 고수진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마음속으로 결코 그녀에게 지지 않겠다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