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던 날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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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4 09:23조회 50댓글 0ne0n.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첫눈이라기엔 늦었지만, 계절을 닫기엔 조금 이른 눈이었다.
창문에 비스듬히 기대어 눈을 바라보다가, 불현듯 너와 했던 오래된 약속이 떠올랐다.

"눈 오면 만나자."

아무렇지 않게 던졌던 그 말이, 너무 오래되어 넌 기억조차 못 할 그 말이 왜 지금 이렇게 크게 들려오는 걸까.
그날 이후로 우리는 서로 다른 세상을 걸었고, 단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만큼은 네가 그 약속을 지키러 나올 것만 같았다. 그럴 리 없을 거라고 머리로는 알면서 마음은 이미 너에게 향하고 있었다.

밖으로 나섰다. 새하얀 눈발 속, 사람들의 제멋대로인 발걸음 사이로 어딘가에 네가 서 있을 것만 같아 계속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너는 보이지 않았다.
오직 계속 쌓여만가는 눈과, 점점 차가워지는 손끝, 어딘가 아릿하게 저려오는 마음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역시 그럴 리 없잖아' 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서려는 순간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했다. 혹시 너일까, 바보같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휴대폰을 확인했다.

"나도 지금, 네가 나올 것만 같아서 나왔어."

@ne0n. https://curious.quizby.me/ne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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