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의 역설 #00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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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2 10:32조회 54댓글 1온 월
╶ 옅게 스치는 네 시린 겨울의 향이 좋아.
╶ 그게 내 옆에 돌면 여전히 네 곁에 있을 수 있다는 말인 것 같아서,

굳게 얼어버린 파도 위로 흩날리듯 내리는 진눈깨비가 짙어진 안개 속에 섞여 들어갔다. 얇은 바람이 뺨을 베고 지나가는 듯 했다.

╶ 세계가 나한테 허락하는 애정만 내가···
╶ 가지려 했으면 더 나았을까.

안개가 시야를 어지럽히며 자리잡았다. 다시금 부서질 듯한 눈덩이가 물결에 쓸려 지나갔다. 해안을 울리는 파도 소리에 잠시 뭉쳤던 정적이 무수히 많은 소음들로 흩어지고 있었다.

╶ 언니 얼굴이 기억에서 사라져서 나,
╶ 많이 노력했는데 잘 안 되더라.

기억에서 흩어져가는 세 글자의 이름을 상기시킬 때마다 나는 막혀오는 숨에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곧이어 뺨 위로 조용히 쓰라린 원망이 맺혔다.

╶ 언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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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lyxou_ https://curious.quizby.me/_c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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