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불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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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2 14:55조회 139댓글 10키츠네
남성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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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까지 읽지 않는 메시지,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 사소한 것들이 어느새 내 머릿속에서 스스로 퍼즐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퍼즐의 완성작은 가슴 저린 이별이었다.





”저를 사랑하고 있기는 하는 거죠?“

한 마디, 한 마디 건넬 때마다 점점 목이 메여오고, 굳어가는 그녀의 표정을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촉촉해진다.

“당신 애인이 제가 맞긴 해요?”

겨우 그 말 한마디에 여태껏 참아왔던 모든 것을 꾹꾹 눌러 담으며 그녀에게 전했으나, 여전히 돌아오는 건 침묵이라는 대답이었다.

“왜 대답을 못 해요… 왜..”

던져놓은 말들이 공허하게 떠돌고 있다. 다시 돌아오는 침묵에 이 사랑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래알이었다는 것을 체감한다. 도저히 그녀의 눈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주저앉았다. 내가 이렇게까지 애원해야 하는 사랑이었나, 무너져버린 자존심 위에 눈물만 고였다. 그깟 사랑해 한 마디도 못하는 그녀가 너무 미워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한숨 소리에 온몸이 움찔거렸다. 죄지은 마음처럼, 나도 모르게 떨렸다.

미안해요. 내가 질렸다면, 그것도 받아들일게요. 죄송해요. 너무 좋아해서, 너무 사랑해서, 그래서 감정을 감추지 못했어요. 단 한 번이라도, 다시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면 좋겠어요. 혹시 이 모든 게 집착이라면, 그래도 버리지 말아주세요. 당신이 없는 하루가 너무 두려워서 그래요.


“우리 그만하자. 난 네 사랑이 너무 무겁고 버거워. 처음부터 우린 안맞았던 거야.“

그렇게 그녀는 돌아섰다. 애처롭게 주저앉아있는 나를 뒤로한 채, 매정히 돌아섰다. 그게 내가 본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녀가 바람을 핀 것도 아니었고, 그녀가 나를 싫어했던 것도 아니었다. 단지 내 사랑의 크기가 너무 커서, 그녀를 지치게 만들었다.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 그녀를 잊지 못한 채 마치 폐인처럼 살아가고 있다. 친구들이 이젠 잊으라며 조언해 줄 때도, 새로운 여자를 만나보라며 소개팅 자리를 잡아도 그녀가 잊혀지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 사랑을 잊지 못했다. 여전히 그 사랑에 굶주려 있으며, 따뜻한 손길에 마음을 넘기고 있다.

“나 사랑해줄 수 있어요?”

어느새 나는 또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있었다. 분명히 다짐했었는데도, 이번엔 괜찮을 거라면서 결국 같은 방식으로 사랑을 구걸하고 있었다.

좋아하는 마음이 커질 수록, 사랑이란 감정이 커질 수록 당신만을 원하게 되어버려서, 당신의 전부를 삼키고 싶단 생각을 해요. 이런 사랑이라도 받아주실 건가요, 저만을 사랑해줄 수 있나요.





결국 내가 사랑한 건 ‘사랑’ 그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 사실을 깨닫게 되는 때가 온대도, 나는 이 사랑의 악순환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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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urious.quizby.me/Swee…
‘애정불안증’이란 단어는 안정불안증을 보며 제가 상상하며 만들고 멋대로 해석한 단어입니다 :)

퀴바미에서 이런 소설이라니.. 어색하네요 ㅠㅅㅠ
먼가 퀴바미에 올린다고 생각하니 잘 써지지도 않고.. ㅋㅋㅋ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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