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9 18:26•조회 27•댓글 0•은하수
2026년 3월 9일 월요일
제목: 네가 없는 학교
오늘은 학교에 갔어. 너도 알겠지만 얼마전에 개학을 했거든. 그런데 난, 네가 없는 학교는 가고 싶지 않았어. 집을 나서면서 연락할 사람이 없고, 같이 숙제를 할 사람이 없고, 수업시간에 장난칠 사람이 없다는 게 되게 힘든거더라.
반배정이 잘된 건지, 잘되지 않은 건지는 모르겠어. 작년에 몇번 얼굴을 보았던 아이들이 같은 반이 되긴 했는데, 알잖아. 난 너 말고는 친구가 없었다는 거.
사실 너한텐 부끄러워서 말하지 못했는데, 나 질투 되게 많이 했어. 너한테 조금이라도 말을 걸거나 친한 척을 하는 아이들을 다 없애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어. 그런데 너한테 이야기하면 네가 날 싫어할까 봐, 미워할까 봐 두려웠던 것 같아.
반 아이들 몇명이 내게 말을 걸어왔어. 이름이 뭐냐, 작년에 몇반이었냐, 친해지자 등등. 근데 다 무시했어. 네가 없는 생활은 의미가 없으니까. 하지만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너는 이런 행동을 싫어하겠지. 그래도 어쩌겠어, 이게 나인 걸.
그런데 난 네가 원한다면 뭐든 해줄 수 있어. 내 전재산을 다 줄 수도 있어. 물론 넌 원하지 않겠지만 말이야. 이제 반에는 내가 사람 말을 무시하는 문제아로 인식되겠지. 뭐 어때? 네가 없는데.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야기 할게. 죽었다고 밥 안 먹지 말고, 꼭 챙겨야 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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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