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mvi 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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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4 19:32조회 48댓글 05eo1z
나와 미하엘. 그 누구도 방금 일에 대해 쉽게 입을 열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정부의 협박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에, 더욱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 아담, 괜찮은거지?

미하엘은 정면만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여름이 아님에도 차의 내부는 후덥지근하고도 습한 것 같았다.

* ... 모르겠어. 그냥, 정부가 왜 그런 미친 짓을 벌였는지도 이해되지 않아.

* 그래도 우리가 범비에선 워낙 잘 나갔으니, 다시 우리를 범비로 끌어오고 싶은 것이겠지. 제 아무리 살인을 혐오하는 범비라 해도 말이야.

그것쯤은 나도 귀에 피가 나도록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내가 질릴 만큼 알고있는 사실이자, 죽을 만큼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 사유가 바로 정부의 계략들이었고.

* 돌겠네.

그 말을 끝으로 우리의 대화와 분위기는 또 얼어붙어만 갔다. 미하엘은 뒷좌석에서 사탕을 한움큼 꺼내 치아가 깨진 건 아닐지 걱정되는 소리로 와작와작 씹어댔다.

* 일단, 불란으로 돌아가자. 불란이라면, 정부도 함부로 침입하지 못할거야.

불란은 치안이 너무나 나쁜 곳이었기 때문에, 정부가 함부로 들어온다면 괴한 놈들이 가만 있을리가 없었다. 최소한 정부 사람들 중 한 놈은 죽였겠지.

* ... 그래, 그럼.

오랜만에 보는 미하엘의 주도적인 태도에 나는 조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항상 내 품에서 불안에 잠식되던 미하엘이, 시장 하나 봤다고 이렇게나 발전하다니. 죽었다 깨어나도 그 상황은 이해를 못했을 것이다.

~

* ... 정부가 빠른 시일 내로 오겠지.

현재 우린 돈벌이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깟 돈은 나와 미하엘에 통장에 적금으로나마 수두룩했으니. 정부가, 심지어 사헬 마저도 나와 미하엘의 주거지를 알았으니 언제 저 문을 박차고 들어올지, 불안감은 우리의 예상조차도 못하게 만들었다.

* 이제 그런 생각은 그만하자.

미하엘은 조그마한 협탁에 앉아 바로 오늘 출간된 ' Paradise in Bumvi ' 를 읽었다. 파라다이스 인 범비, 그것은 10년 전부터 꾸준히 출간되었던 범비의 공식 신문이었다. 직역하자면 ' 범비의 낙원 ' 이나, ' 범비의 행복 ' 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시장이 20년째 바뀌질 않는대. 독재도 적당히 해야할텐데.

미하엘은 가벼운 말로 분위기를 완화시켰다. 나는 미하엘의 옆에 다가가 같이 ' Paradise in Bumvi ' 를 읽으며 조금씩 대화의 씨앗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 이게... 뭐야?

나와 미하엘은 일제히 신문의 한 단락 구석을 훑었다. 기사 제목은, ' Bumvi 정부, (前) 살인청부업자 움틈 수색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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