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여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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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6 19:55조회 30댓글 0구로
여름의 끝, 도시의 열기는 식어가고 나는 매일 같은 정류장에서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가 떠난 지 50일째.
매일 버스가 오고, 또 떠나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다.

그녀는 여름이었다.
햇살처럼 눈 부시고, 소나기처럼 예고 없이 찾아와 모든 걸 적시고 사라진 사람.

나는 그 여름을 잊지 못 했다.

그녀가 남기고 간 커피잔,
의자에 놓여진 노란 머리끈,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긴 말.

― 가끔은, 아무 말 없이 사라지는 게 더 나을 지도 몰라.

나는 아직도 매일 속으로 말하고 있다.
아주 조용히.

― 잘 지내?
― 나는 아직 여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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